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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디테일한 브랜드가 경쟁력 있다. 커피베이는 다 준비된 계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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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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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탄 이유 중 하나는 봉 감독의 디테일이라고 한다.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이 다 잡혀 있고, 장면 하나하나에 대해 디테일한 접근을 했기 때문에 글로벌 무대에서 통했다는 것이다. 해서 봉테일이라는 닉네임도 붙었다. 오스카상 등 국제 영화제에서는 상대적으로 변방인 아시아 국가의 영화가 국제무대에서 연이어 최고 상을 수상한 것은 봉준호라는 불세출의 명감독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디테일한 연출로 감독했기에 가능했으리라. 세계적인 거장들 간의 경쟁이 얼마라 치열한 지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국의 자영업 창업 시장 역시 그 경쟁이 국제 영화제 못지않게 치열하다. 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있다. 첫째도 둘째도 디테일한 사전 준비와 영업 전략이 있는 브랜드만이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와 생존할 수 있다. 특히, 경쟁이 심한 업종일수록 더더욱 디테일한 창업경영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면 금방 사라져 버린다.

이와 같은 국내 창업시장 현실에서 치밀하고 체계적인 전략으로 승승장구하는 브랜드가 있다. 그것도 업종 경쟁이 심한 커피전문점에서 10년이 넘도록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바로 커피베이가 그 주인공이다. 커피베이는 사전에 모든 계획이 잡혀 있고, 충분히 준비돼 있는 브랜드라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커피베이는 창업 초기부터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로서는 보기 드물게 로스팅 공장을 설립했다.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기업이 많은 투자를 하여 로스팅 공장부터 설립하는 것은 자금 부담의 위험 요소가 따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커피베이는 처음부터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의 인프라를 잘 구축하는 것이 향후 브랜드 경쟁력에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투자했다. 해서 지금은 디테일하게 고객 관리를 할 수 있다. 커피베이 고객 관리 관계자는 “로스팅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원두 생산을 할 수 있는 데다 고객 컴플레인도 즉각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며, “10년간 고객 만족도를 측정한 데이터를 축적해 와 지금은 가장 대중적인 원두 맛을 내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동시에 커피 제품도 생산하면서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커피베이는 신 메뉴 개발과 출시도 심혈을 기울여 하고 있다. R&D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사 연구개발팀은 계절별 월별 신 메뉴를 내놓기 위해 회사의 온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신 메뉴 출시와 함께 고객 이벤트도 수시로 실시하면서 고정 고객층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은 세심한 고객 배려로 최근 커피베이는 권위 있는 평가 기관에서 한 커피전문점 브랜드 파워에서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국내외 대기업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당당히 9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바로 창업 초기부터 로스팅 공장을 설립하여 원두 맛을 디테일하게 관리하고 신 메뉴 출시에 과감한 투자를 해 온 것이 서서히 고객 만족도를 높이다가 최근 들어 완전히 중견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커피베이는 가격 포지션과 점포 콘셉트도 디테일하게 정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3000원 내외의 중간 가격대로 메뉴 구성을 하고 있는데 이는 커피전문점을 생계형 창업으로 하는 점주가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대인 저가 커피는 궁극적으로 창업자가 오래 운영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박리다매로 사람이 많이 필요해 최저임금 상승에도 타격이 크고, 커피 원두 품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편의점 커피와도 무한 경쟁을 감내해야 한다. 올해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자판기 커피와도 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대인 고급 커피 역시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가 아니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국내 커피 산업이 발달하면서 품질 좋은 커피 원두의 유통이 원활해지고 있어 굳이 비싸게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피베이는 중간 가격대를 유지하고, 품격 있는 인테리어 시설을 갖춘 20~30평대인 중소형 규모 점포로서 편안히 앉아서 커피 및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포지션이 아주 좋다. 고객들은 커피베이 메뉴의 품질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분위기에 만족하고, 착한 가격에 또 한 번 반해 재방문율이 높다고 한다. 위로는 고급 커피전문점과 아래로는 테이크아웃 저가 커피전문점과의 경쟁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베이의 디테일한 창업경영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커피베이는 창업교육 프로그램도 아주 디테일하게 준비했다. 초보 창업자도 쉽게 교육 받을수 있도록 이론 및 실무 교육, 현장실습 교육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창업 교육이 진행되는 본사는 실평수가 990㎡(약 300평)이나 돼, 창업 교육 환경이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본사에서 이론과 실습 교육이 끝나면 바로 아래층에 있는 직영점에서 현장 실습이 이어진다. 이로써 창업자들은 본사와 직영점을 오가면서 그때그때 모르는 것들을 반복해서 습득할 수 있다. 창업 성패는 창업 교육에 달려있다는 속설을 검증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돼 있는 것이다.

커피베이는 몇 년 전 필리핀에 직영점을 오픈했다. 국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테일한 준비를 해서 과감히 해외 진출을 단행했다. 커피베이는 필리핀 1호점을 17년 초에 최대 쇼핑몰인 SM몰에 입점하여 약 2년 동안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철저한 시장분석과 운영 노하우를 쌓아 왔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류를 접목시켜 글로컬화를 이뤘다. 이어서 18년 12월에 필리핀 세부 아이티 파크(CEBU IT PARK)에 두 번째 매장 I.T.PARK점(이하 아이티파크점)을 오픈했다. 이 두 매장은 현재 메뉴와 인테리어, 서비스 모두 현지인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디테일한 한국인의 감수성이 묻어난 매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두 매장에서 1억6천만 원의 순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같이 커피베이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 창업 시장은 디테일한 경영 및 마케팅 전략만이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디테일이 부족한 브랜드는 잠깐 트렌드에 묻어갈 수는 있을지라도 장수 브랜드가 되기는 어렵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눈맵시는 허점을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이제 프랜차이즈 CEO들은 디테일에 강한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봉준호 감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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