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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긴급회의 연 이주열, 27일 기준금리 내려 코로나 대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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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금리 동결 시사했던 이주열, G20 출장서 조기귀국해 긴급회의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27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인하 관측 우세해져

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16.12.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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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민정혜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 당시만해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동결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경기부양 목적의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이날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따른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움직임을 점검한 뒤 "한은의 업무 지속계획 세부실행방안을 차질없이 시행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총재는 당초 25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된 데 따라 상황을 점검하고 긴급 회의를 이끌기 위해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했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열렸으며 27일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총재의 발언 공개도 최소화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코로나19와 관련해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63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3.87% 내린 2079.04포인트로 장을 마쳤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오른 11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외환시장 기준 국고채 3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4.3bp 내린 1.139%에 마감했다.

금융·외환시장이 흔들리고 내수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해야하는 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고민도 커졌다.

자본시장에선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뉴스1>이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명이 코로나19 급속 확산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4명은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금리동결을 전망한 4명 중 3명은 금통위가 그 다음 회의인 4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봤다. 즉 전문가 10명 중 9명이 금리인하로 입을 모은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역감염이란 새로운 감염 경로가 발생해 소비를 비롯한 경기 하강 요인들이 좀 더 부각될 여지가 커졌다"며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전면적인 대응 의지를 피력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출은 물론 일부 기업은 생산에 차질을 빚고 내수 또한 위축되고 있어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사스 사태 때인 2003년 5월 당시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4.25%에서 4.0%로 내렸다. 메르스가 발생한 2015년 6월에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 모건스탠리 등도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인하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사상 최저점까지 내려온 기준금리(연 1.25%)를 0.25%p 더 내린다고해서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를 더 내렸다가 부동산 가격 상승세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이 총재도 코로나19가 급속 확산되기 전인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효과가 있겠지만 부작용도 있다.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날 이 총재가 귀국까지 앞당겨 긴급 간부 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선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가 18일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입장을 바꾼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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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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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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