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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스라엘서 발묶인 韓관광객 400명…전세기 2대로 간신히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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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공포 / 성지순례단 확진 후폭풍 ◆

"이스라엘 정부 정책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귀국 작업이 쉽지 않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사 관계자)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인 관광객 1000여 명에 대한 출국 조치를 결정하면서 정부와 여행 업계가 조기 귀국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사들에 확인한 결과, 현지 정책이 수시로 바뀌어 대응이 어려운 데다 한국 외교부 대책만을 기다리는 곳도 발견되는 등 난항이 거듭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전세기 투입, 이스라엘 국적항공사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논의하고 있어 최종 대책이 주목된다.

성지순례와 관련한 국내 A여행사 측은 24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자세한 상황을 언급할 수 없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우리 정부의 협의를 통한 대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 22일 저녁 7시 55분께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편을 상대로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 11명을 제외한 한국인 177명을 그대로 태워 한국으로 돌려보내면서 문제가 커졌다. 해당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한국민들까지 연쇄적으로 탑승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공항에서 다시 예루살렘 시내로 나와 숙소를 구하려 했지만 대부분 호텔이 한국민의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며 방을 내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스라엘 국민이 언론 보도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한국인들이 예루살렘을 방문했다는 식으로 인식하면서 반한 감정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주요 매체는 군부대 시설 주민들이 감염 전파를 걱정해 지난 23일부터 이스라엘 국방부를 상대로 격리 장소 취소를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부는 협의하에 24일 오후와 밤(현지시간)에 걸쳐 전세기 두 편을 마련해 우리 국민 약 400명을 25일 오전 조기 귀국시켰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24일 긴급 안내문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빠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특별 전세기를 준비했다"며 "한국인 관광객과 출국을 원하시는 우리 국민은 벤구리온 공항으로 오늘 오전 11시까지 집결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스라엘은 이 과정에서 자국 국적기를 투입하고 귀국 비용도 일체 부담하기로 했다. 사전 협의 없이 갑자기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데 대해 우리 정부가 항의하자, 이 같은 제의를 해왔다는 게 외교부 측 설명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이스라엘의 입국 금지 조치에 직항편을 모두 취소한 상황이다. 전세기로는 이스라엘 국적 엘알 항공기 2대가 투입됐다.

이스라엘에는 관광 등 목적으로 임시 체류하던 우리 국민이 1000여 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절반가량은 모스크바와 태국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이미 이스라엘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세기 투입 이후에도 이스라엘에 남은 국민이 있을 경우 추가 전세기 파견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박만원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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