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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한국연극협회 “코로나19 피해 심각…‘연극의 해’ 재검토하고 피해 연극인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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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오른쪽)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020 연극의 해’에 대한 한국연극협회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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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연극인들이 ‘2020 연극의 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관련 예산을 피해 연극인 지원에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연극협회는 24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급변해 대학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연극을 업으로 하고 있는 연극인들의 고통이 계속해서 들려온다”며 “배우, 스태프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연극의 해’ 예산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연극계는 다음달 본격적인 공연 시작을 앞두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서울·경기·대구·대전 지역에서 40개 단체가 공연 취소나 연기, 관객 감소로 인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오태근 이사장은 “연극의 해가 지정돼 붐업되고 기뻐해야 하는데 현장에선 시작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극의 해 행사를 만들기보다 관련 예산으로 코로나19 피해를 당한 연극인을 골고루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연극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0일 대학로 소극장을 방문해 공연업계 긴급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공연의 취소와 연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을 위해 총 30억원 규모의 긴급생활자금 융자를 지원하고, 소규모 공연장 430곳에 방역과 열화상 카메라를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피해를 입은 공연단체를 위해 21억원 규모의 피해 보전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연극계는 속수무책으로 당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국공립이나 사설 대형 극장을 제외하곤 구체적 정부 지침도 없이 공연단체가 자체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대관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면서 큰 어려움를 겪었다는 것이다.

연극협회는 현재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연극의 해’에 책정된 21억원의 예산을 당장 피해를 입고 있는 연극계에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애초에 연극계를 위해 쓰기로 했던 예산이니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극인들에게 지원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연극의 해’는 블랙리스트와 미투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연극계의 단합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오 이사장은 “오늘을 기점으로 취소나 연기하는 공연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번 사태가 지난 메르스 때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연극인이 살아야 연극이 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적극적인 검토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의 코로나19 위기경보가 23일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국·공립 공연단체들은 공연을 잠정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나섰다. 예술의전당은 감염증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자체 기획 공연과 전시 행사, 교육 강좌 등을 한시적으로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외부 단체나 민간 기획사의 대관 공연이나 전시에 대해선 취소 혹은 중단시 대관료를 환불할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다음달 말까지 한 달여 간 자체 기획 공연을 연기 또는 취소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도 24일과 29일 공연과 행사를 취소할 계획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도 이달 말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취소하는 등 지자체로도 공연 중단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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