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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호출도, 문자도 편리한데 아직 낯선 “하이 빅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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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 써보니

“거실로 나와” 가내 방송 기능에 “내 폰 어딨어” 폰 찾기도 ‘쓸모’

문자·숫자 인식 미흡한 AI 실력, 전무한 ‘카톡’ 관련 기능은 단점

경향신문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깔린 삼성전자 ‘갤럭시 홈 미니’ 앱을 클릭하면 휴대전화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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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8시10분 서울 양천구에 있는 자택 거실 TV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기자는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 제어 앱을 열었다. 이어 앱 우측 하단에 있는 확성기 모양의 ‘방송하기’ 버튼을 눌러 “자기야 거실로 나와봐. 사망자가 오늘만 3명이래”라고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갤럭시 홈 미니가 비치된 작은방에 음성메시지가 울려퍼졌고 아내는 문을 열고 나와 뉴스를 함께 시청했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주도하는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 삼성전자 제품이 곧 도전장을 던진다. 기자가 갤럭시 홈 미니를 사용해보니 방송하기 기능을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꺼두고 방에서 공부 중인 수험생에게 부모가 ‘식사 호출’을 할 때 유용할 것 같았다.

주말에 결혼식에 가기 위해 다른 가족은 모두 승용차에 타 있는데 한 명만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이 기능을 이용해 빠른 준비를 재촉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반드시 음성을 녹음할 필요 없이 문자로만 메시지를 작성해도 AI 스피커가 기계음으로 해당 문구를 읽어준다.

갤럭시 홈 미니는 휴대전화 제조사에서 만든 AI 스피커답게 스마트폰과 연동된 기능이 돋보였다. 지난 23일 오전 기상 직후 “하이 빅스비. 받은 문자메시지”라고 말했더니 전날 저녁 LG유플러스에서 보낸 ‘갤럭시S20 예약가입 핑크 돌풍’ 보도자료 도착 사실을 알려줬다. 사전예약 접수 결과 LG유플러스의 전용 색상인 ‘클라우드 핑크’를 가입자 3명 중 1명이 선택했다는 내용이었다. 반대로 “메시지 보내줘”라고 명령한 뒤 수신자를 지정하고 건네고 싶은 말을 하면 문자메시지를 상대방에게 전송할 수 있었다.

한 번은 작은방에서 갤럭시 홈 미니를 향해 “내 폰 어딨어”라고 하자 거실 소파 위에 있던 스마트폰 벨소리가 귀청이 떨어지게 울렸다. 종종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한동안 찾는 일이 있는데 그때 쓸모가 있을 것 같았다. 스마트폰과 각종 전자제품을 연동해주는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앱을 이용해 다른 식구를 초대하면 해당 구성원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갤럭시 홈 미니를 제어하는 게 가능했다. 다만 모든 음성명령이 대화 형태로 기록되는데 그 내용은 최초에 제품을 등록한 관리자만 볼 수 있다.

갤럭시 홈 미니의 가장 큰 약점은 ‘호출 명령어’가 입에 착착 감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품을 작동시키기 위해 “하이 빅스비”라고 먼저 말해야 하는데 이용 도중 부지불식간에 “하이 갤럭시”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뜻하는 ‘갤럭시’라는 표현이 입에 익어서 생긴 실수였다. 통신사에서 만든 AI 스피커를 부를 때는 “아리아”(SK텔레콤)나 “지니야”(KT)라고 하는데 “하이 빅스비”는 이보다 호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동종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부족한 AI 실력은 삼성전자 스피커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문자메시지 낭독 과정에서 ‘LGU+’를 “엘지유플러스”가 아닌 “엘구플러스”라고 읽어줬다. 메시지 안에 담긴 11자리 전화번호(010-XXXX-YYYY)를 숫자로 인식해 10억 단위 숫자로 발음하는 일도 있었다.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주변과 소통하는 일이 잦은데 이 앱을 활용한 기능이 전무한 것도 아쉽게 느껴졌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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