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라이프 트렌드&] ‘봉’ <봉준호 감독> 잡은 식음료 업계 … ‘기생충 효과’ 톡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카데미 4관왕’ 열풍에 영화 속 제품도 덩달아 인기

중앙일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짜파구리’는 이제 세계인이 즐기는 요리가 됐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세계 각국의 짜파구리 먹방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생충 열풍’이 얼어붙은 경제를 녹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뒤 ‘짜파구리’ 등 영화에 등장한 식음료 제품들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침체된 국내 경기에 활력을 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생충 특수를 누리는 제품과 의미를 들여다봤다.

서울 여의도에 사는 주부 강유경(38)씨는 최근 대형마트를 찾았다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을 실감했다. 라면매대에 짜파구리 코너가 생겼고, 마트는 이 두 라면을 함께 구매한 사람에게 할인해주는 행사까지 내걸었다. 정육코너에선 ‘짜파구리용 소고기’가 별도로 판매되고 있고, 그마저도 몰려든 사람들로 조기 품절이 됐다.



‘짜파구리 신드롬’ 숙박업계까지 상륙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짜파구리 인기가 뜨겁다. 영화 기생충에 소고기 채끝살을 넣은 짜파구리 요리가 등장하면서다. 농심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지난 10일 기준으로 11~15일 짜파게티와 너구리 합산 매출은 전주(2월 4~8일)보다 약 55% 증가했다. 한국 영화 최초 오스카 수상이라는 쾌거에 소비자들이 화제가 된 짜파구리를 먹어보기 위해 직접 마트를 찾은 것이다.

지난 20일엔 봉준호 감독 등 제작진·출연진이 청와대에 초청돼 문재인 대통령과 짜파구리 만찬을 즐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짜파구리 신드롬은 대형마트를 넘어 호텔 스위트룸에서 프랜차이즈까지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최근 숙박업계엔 ‘짜파구리 호캉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여의도 글래드호텔은 스위트 객실에서 소고기가 들어간 짜파구리를 룸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스위트 플렉스’ 패키지를 다음 달 말까지 선보인다.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의 ‘뷔페G’는 이달 말까지 런치·디너 고객을 대상으로 채끝 짜파구리를 2인당 1개씩 제공한다.

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서울 광화문의 한우 레스토랑 ‘한육감’ 디타워점은 지난 18일부터 ‘한우 채끝 짜파구리’를 판매 중이다. 유명 맥주 프랜차이즈 ‘역전할머니맥주’에서는 짜파구리에 어묵·떡·메추리알·치즈 등을 넣은 퓨전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도 안주치곤 저렴한 8000원. 한 편의점에서는 짜파구리+한우 한정판 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영화 속 기우(최우식 분)와 민혁(박서준 분)의 동네 슈퍼마켓 앞 술자리에서 등장한 ‘오징어땅콩’도 주목받고 있다. 1976년 출시해 올해로 44주년을 맞은 오리온의 장수 브랜드로,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으로 사랑받는 제품이다. 특유의 짭짤한 맛과 땅콩의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뤄 집에서 혼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의 간편 안주로도 인기가 높다.



영국 왕실의 위스키, 국내 첫 발포주 ‘눈길’



중앙일보

'기생충' 속 기택 가족 파티 장면. 럭셔리 위스키 ‘로얄살루트’가 눈에 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생충에 등장한 주류 제품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에서 기택(송강호 분) 가족이 박 사장(이선균 분) 저택에서 파티를 열 때 고급 위스키 제품들이 등장하는데, 그중 럭셔리 위스키 ‘로얄살루트’도 눈에 띈다.

로얄살루트는 영국 왕실의 위스키로 잘 알려져 있다. 1953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 헌정되며 탄생을 알렸다. 이날 영국의 새로운 국왕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21발의 축포가 발사됐고, 최소 21년 이상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한 로얄살루트 21이 헌정됐다.

중앙일보

럭셔리 위스키의 대명사 ‘로얄살루트’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국내에 단 5병만 선보인 ‘로얄살루트 52년 싱글캐스크피니시 에디션’. [사진 페르노리카 코리아]




영화에서 고급스러운 취향과 예술적 감각이 반영된 대저택에 사는 박 사장은 성공한 CEO로 그려진다. 로얄살루트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이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위스키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의 섬세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난 13일엔 궁극의 럭셔리 위스키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고의 희소가치를 담고 있는 ‘로얄살루트 52년 싱글캐스크피니시 에디션’이 출시되며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반세기(52년)를 담은 독보적인 블렌딩으로 진귀함과 예술성의 결정판이라는 찬사가 따르는 에디션이다.

로얄살루트 52년 싱글캐스크피니시 에디션은 ‘싱글 캐스크 피니시’라는 특별한 블렌딩 기법을 적용해 정교하고 조화로운 풍미를 완성했다. 극강의 크리미한 질감과 풍부한 바닐라 향, 길고 우아한 여운을 남기는 달콤한 피니시로 오랜 시간만이 만들 수 있는 걸작의 맛을 선사한다.

딥블루 컬러의 크리스털 플라곤은 영국의 크리스털 명가 다팅턴의 수제품으로, 로얄살루트만의 섬세한 시그니처 블루 컬러와 황금빛 마개가 예술적인 조화를 이룬다. 각 플라곤에는 고유번호를 새겨 ‘세계 유일의 병’이라는 특별함을 더했다. 전 세계적으로 106병, 한국에선 단 5병(3·6·7·9·10번) 만이 판매된다.

기생충에서 기택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마시는 ‘필라이트’도 깜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인 지난 10~11일 이틀간 필라이트500mL 캔의 매출은 전년 대비 21.4%, 전주 대비 13.6% 증가했다.

중앙일보

국내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 (왼쪽)와 ‘오징어땅콩’이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기생충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오리온]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가 2017년 4월 출시한 국내 최초 발포주(発泡酒·맥아 비율이 67% 미만인 술 )다. 100% 아로마홉과 맥아,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깔끔한 풍미를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출시 2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억 캔을 돌파했다. 1초에 9캔씩 판매된 셈이다.

이 같은 영화 기생충 속 제품의 인기는 소비자들을 다시 시장으로 불러내며 침체된 경기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아울러 한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함께 식음료 수출 확대로 이어진다.

한 유통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요즘, 영화 기생충의 나비 효과가 소비심리 개선 및 유통시장 활성화 등 유무형의 경제효과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