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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기생충’ 트럼프 혹평 도움됐나…북미 흥행 8위, 일본선 역대 한국영화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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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빌어먹을 한국영화”

비판 일며 ‘노이즈 마케팅’ 효과

일본선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넘어

중앙일보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인 네온이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악담’에 응수해 올린 트윗. [사진 네온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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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연이틀 혹평을 퍼부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8위를 차지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직후 주말에 비해선 한 계단 내려갔지만, 2주 연속 10위권 이내를 지켰다. 일본에선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4일 극장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개봉 20주차 주말에 1805개 상영관에서 312만 달러(약 38억원)를 벌어들였다. 전체 흥행 8위다. 북미 티켓 수익 누적액수는 5000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 세계 티켓 수익은 2억 달러를 돌파했다(2억458만 달러).

‘기생충’의 흥행엔 아카데미 4관왕의 후광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악담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와 2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상 수상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기생충’을 “빌어먹을(freaking) 영화”라고 표현하면서 “수상작은 한국 영화였다. 도대체 뭐하자는 것이냐”고 아카데미상에서 미국 영화가 수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영화가 최고의 외국 영화라고 말했으나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도 영화를 보진 않은 듯한데) 정치 유세에서 이례적으로 ‘기생충’을 거론하면서 화제 상단에 돌려놓았다”고 평했다. 실제로 트럼프의 발언은 CNN 등 다수 매체가 비판적으로 보도했을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화제가 됐다. 배급사인 ‘네온’은 21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해한다. 그는 (자막을) 읽지 못한다”고 조롱 조로 응수했다. 원로 배우 겸 가수 벳 미들러는 같은 날 트위터에 “트럼프가 유세 도중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불평했는데 난 기생충이 백악관을 차지한 것이 더 속상하다”며 트럼프를 기생충에 빗댔다.

한편 ‘기생충’은 일본에서도 ‘오스카 특수’를 누리면서 지난 22일까지 티켓 판매 수입 30억엔(약 325억원)을 돌파했다. 2005년 ‘내 머리 속의 지우개’(30억엔) 이후 15년 만에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 기록 경신이다. 배급사 ‘비타즈 엔드’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달 10일 개봉 당시 5위로 출발했다가 아카데미상 이후 역주행해 1위로 올라섰고 현재까지 일본 전역에서 220만 명 넘게 관람했다.

23일엔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가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일본기자클럽에서 약 200명의 내외신 기자가 몰린 가운데 회견을 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송강호는 2000년대 초 한·일 문화교류가 활발하다가 최근 양국 관계 악화 영향으로 뜸해진 사실을 거론하면서 “‘기생충’을 계기로 상대국 작품을 서로 응원해 주는 시기로 돌아가면 기쁘겠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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