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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개인마다 들고다니라는 ‘손소독제’...어떤 것 선택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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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정식 허가 받은 의약외품 ‘손소독제’…에탄올 함유 60~70% 선택해야
‘손세정제, 손청결제’는 알코올 소량 들어간 일반 화장품…살균력 적어

우한 코로나(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손소독제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무실 비치 뿐 아니라 개인들이 휴대하고 다니면서 소독하라고까지 권고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알코올 함량이 적은 일반 화장품을 ‘의약외품’인 것처럼 오해를 살만한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은 의약외품에는 ‘살균소독’, ‘손소독제’라는 문구가 쓰인다. 그러나 알코올 함량이 낮아 ‘손세정제’, ‘손청결제’라는 단어를 쓴 일반 화장품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알콜의 주성분과 살균력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손소독제를 살 때는 식약처에서 심사를 거친 의약외품 중 알코올 함유량 65~70%의 제품을 사야한다"고 안내했다. 이어 "우한 코로나는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면역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손을 자주 씻는게 최선이고, 야외 외출시에는 개인별 소독제를 소지해야한다. 사람 손이 닿을만한 곳은 전부 소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지하철역 역무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련한 손소독제와 무료 마스크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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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대한감염학회 회의실에서 열린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범대위)의 대정부·대국민 권고안 발표 현장에서 "신종바이러스에는 전국민이 면역력이 없는 상태"라며 "하지만 손을 열심히 씻고 주변 환경을 소독하면 환자 수는 급격히 줄 것이다. 사람 손이 닿는 곳은 모두 다 소독을 해야 하고 개개인이 알코올 소독제 가지고다니면서 무언가를 만질 때 마다 사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범대위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단계에 걸맞게 방역 목표와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진자 발견 및 접촉자 격리 등 차단 중심의 ‘봉쇄 전략’보다 지역사회 확산 지연 및 건강피해 최소화하는 ‘완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민행동요령으로 △개인위생 철저(손씻기와 기침예절 준수) △가벼운 호흡기 증상 시 외출 자제 또는 일반감기약 복용하며 4~5일 경과 관찰 △만성 질환자 또는 노인층의 외출 자제 △어린이 개인위생 교육 △의료진 및 방역당국 조치 따르기 등 5가지 국민행동요령을 내놨다. 이 중 가장 우선되는 것은 개인별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었다.

백경란 성균관 의대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바닥을 소독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문 손잡이나 버스 손잡이 등 사람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자주 닦아야한다"며 "외출시 손을 자주 씻을 수 없기 때문에 개인이 소독제를 갖고 다니면서 무언가를 만질 때마다 사용하는게 좋다"라고 했다.

손소독제는 세균과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적인 에탄올이 함유된 투명한 젤 또는 액체 형태의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손소독제는 의약외품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심사를 거쳐 허가하므로 구입할 때는 의약외품 제품을 사야 효과가 있다.

손소독제의 항균 원리는 에탄올이 세균으로 침투해 세균 단백질을 굳게 하고 변성시켜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것이다. 의약외품으로 구입한 손소독제의 주요 성분으로는 항균효과를 내는 에탄올과 이소프로판올이 있다. 손 소독제 제품 중 에탄올은 약 60%, 이소프로판올은 약 70%를 각각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할 때 성분표를 보고 이 두 가지 중 하나만 들어 있는 것을 고르면 무리 없이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외에도 손소독제에는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보습제로 글리세린, 프로필렌 글라이콜, 토코페롤 등이 있다.

최헌수 대한약사회 대외협력실장은 "바이러스의 기본 외질은 지방질로 계면활성제 있는 비누를 사용해 손을 닦으라는 건 지질을 괴사시키는 원리"라며 "외출시 비누를 계속 가지고 다닐 수 없기에 알코올 소독제를 가지고 다니는데 너무 낮아도 녹이는 데에 한계가 있고 높았을 때는 응축돼 효과가 반감된다. 농도는 65~70% 전후를 유지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손 소독제 품귀현상으로 인해 대용품으로 미산성 차아염소산수(HOCL)를 사용할 수 있고, 소독용 에탄올과 글리세린을 혼합해 자가 제조도 가능하다고 보는 주장도 있으나, 손 소독제는 의약외품이기 때문에 따로 판매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의약외품 제조 설비를 갖춘 회사에 한해, 해당 품목에 대한 제조 허가를 받았을 경우에만 ‘의약외품’ 라벨을 붙인 손 소독제를 제조하도록 허가하고 있다.

조선일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전국 유통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개정안을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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