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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에어서울 임원 전원 사직…이스타항공은 임금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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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월급 40%만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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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안내판에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의 운항 중단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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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을 선포한 이스타항공이 2월 임직원 월급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한·일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데다 올 들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25일 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임금체불 사태를 고지했다. 25일은 이스타항공의 월급날이다.

입장문에서 최종구 대표는 "1월 말부터 확산한 코로나 19 사태가 회사를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급여를 추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일단 이날 오전 2월 월급의 40%만 임직원 계좌로 입금했다. 나머지 월급의 60%는 이달 중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이날 지급하기로 예정했던 지난해 연말정산의 정산금도 역시 지급하지 못했다.

최 대표는 "미지급한 급여는 최우선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각해지는 LCC 경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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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25일 임금을 체불하면서 공지한 입장문. [이스타항공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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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임금 체불 사태까지 내몰린 건 지난 2018년 연말 야심차게 도입한 보잉 737맥스 항공기 사태가 시작이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해당 기종 2대를 도입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항공기의 ‘조종특성 증강시스템(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이 오작동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보잉 737맥스 기종 운항을 금지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와 에티오피아의 에티오피아항공이 해당 기종으로 운항하다가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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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정지된 보잉의 737맥스 기종 항공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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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나아지기도 전에 한·일 갈등으로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항공업계를 덮쳤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일본 노선 수요가 급감한 이스타항공은 10여개 일본 노선을 감축했다. 지난해 10~12월에는 희망하는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지난 20일에는 조종사 노조가 4개월(3월~6월) 동안 임금 25% 삭감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일본 노선에 투입하던 항공기를 동남아시아 노선으로 배치했지만, 이번엔 코로나 19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지난달까지 임원 임금을 30% 반납하고 직원 근무일·시간을 단축하는 등 자구안을 시행했지만, 코로나 19를 우려한 소비자가 줄줄이 예매했던 항공권을 취소하면서 이스타항공도 임금 체불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에어부산 全임원 사직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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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에어부산 항공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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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비단 이스타항공뿐만 아니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사태다. 같은 날 에어서울은 “코로나19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 특단의 대책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고 ▶당장 이번 달부터 대표이사(30%)·임원(20%)·부서장(10%)이 임금을 자진 반납한다. 특히, 다음 달은 대표이사·임원·부서장이 급여 전액(100%)을 반납할 예정이다. ▶이밖에 3월부터 전 직원 대상으로 1개월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내용도 특단 대책에 포함했다.

에어서울은 3월부터 감편·운휴를 확대한다. 1월 말부터 중국 노선만 운항을 중단했지만, 3월부터는 일본·동남아 노선도 운휴한다. 에어서울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항공 수요가 70% 이상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해서 특단의 대책을 실행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진정되면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24일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급여 20~3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부서장급 직원도 임금 10%를 자발적으로 반납한다. 또 현재 운항 중인 모든 노선을 3월 한 달 동안 운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LCC 진에어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을 신청받고 있다. 오는 4월 15일까지 최소 1주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무급휴직이 가능하다. 휴직 시점은 오는 3월부터다.

상황이 안 좋은 건 국적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8일 한창수 대표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직책에 따라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유급 연차휴가 제도를 시행 중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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