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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미술판·화랑가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꽁꽁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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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 근대미술 기획전 중단

주요 화랑들 전시 연기 잇따라

아트선재, 대안공간들 줄줄이 휴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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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 확산 사태로 미술판과 미술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24, 25일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공공미술관들이 대부분 휴관을 발표하며 문을 닫은 가운데 주요 화랑과 사설미술관들도 잇따라 휴관 대열에 들어섰다. 미술판 자체가 겨울잠을 자는 상태에 들어갔다는 말들이 나온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화랑인 갤러리 현대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서울 사간동 본관과 신관에서 나눠 열어온 개관 50돌 기획전 ‘한국 근현대인물화 - 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을 25일 낮 전격 중단하고 전시장 문을 닫았다. 191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0여 년 사이 한국 근현대 미술의 변화상을 인물화 장르를 통해 살펴본 이 전시는 원래 다음달 1일까지 열 예정이었다. 도형태 갤러리 현대 대표는 “인접한 국공립미술관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모두 휴관한 상황에서 우리 화랑만 관객이 모이는 대형 전시를 지속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고민 끝에 전시 중단과 휴관 결정을 내렸다” 고 말했다.

국내 화랑들 가운데 매출액 규모가 가장 큰 메이저 화랑인 국제갤러리도 지난 21일부터 서울 사간동 본점과 부산 망미동 부산점의 전시 운영을 접고 전면 휴관에 들어갔다. 화랑 쪽은 앞서 업체 누리집에 공고를 내어 “코로나 19의 확산 예방과 모든 직원, 관객, 고객의 안전을 위해 3월8일까지 2주간 임시 휴관하겠다”고 알렸다. 부산점에서는 지난해 12월13일 개막한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다니엘 보이드의 국내 첫 개인전이 2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화랑 쪽은 바이러스 감염사태가 급속히 확산된 지난 21일 서둘러 전시를 끝냈다. 서울 본점의 경우 3월초 예정했던 원로 작가 박서보 개인전을 취소했고, 미국 거장 제니 홀저 전시는 개막을 연기한 상태다.

다른 상당수 화랑들도 예정된 개인전을 접거나 연기하고 사실상 휴관 상태에 들어갔다. 학고재 화랑은 3월11일 개막하는 김재용 작가 개인전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딸림 전시장인 팔판동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3월 12일 개막하는 최윤희 작가 개인전도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 아라리오 갤러리도 내달 5일 개막할 예정이던 원로 사진작가 박영숙씨의 개인전을 내달 26일로 연기했다.

사설미술관과 대안전시공간들도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소장 작가들의 기획전을 주로 하는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는 25일부터 내달 8일까지 잠정휴관하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원래 27일부터 센터 2, 3층 전시장에서 남화연 작가가 1년여 전부터 준비해온 신작전 `마음의 흐름‘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내달 12일로 개막일이 잠정연기됐다. 김해주 부관장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전시 일정이 다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어린이 미술관으로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의 어린이와 가족관객이 방문했던 헬로 뮤지엄도 이달 말까지 전면 휴관한다고 25일 공지한 뒤 문을 닫았다. 이달 진행할 예정이던 워크숍 행사는 전면 연기했고, 내달 시작하려 했던 새 전시는 취소됐다.

젊은 작가, 기획자들의 실험적 전시가 연중 계속 열리는 비상업 전시공간인 서울 연지동 두산갤러리는 24일부터 휴관한 상태다. 애초 최윤 작가의 개인전을 26일 개막해 내달 28일까지 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자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갤러리 관계자는 “상반기에 전시를 진행하는 것으로만 일단 의견을 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국내 미술판의 대표적인 대안공간으로 꼽히는 서울 홍대앞 대안공간 루프와 서울 구기동 아트스페이스풀은 기존 전시일정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면서 잠정 휴관에 들어갔고, 서울 수송동 오시아이미술관도 임시휴관을 누리집에 공지하고 문을 닫았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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