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달러인덱스가 99.29를 기록해 100선을 위협했다. 만약 달러인덱스가 매수 촉발 지지선인 100을 넘으면 세계 금융 시장에서 달러 사재기가 발생할 수 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는 것은 2017년 4월 이후 3년여 만이다. 같은날 원달러 환율은 1220원을 돌파하면서 작년 8월 이후 반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대비 유로존 경기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안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 불이 붙었다. 내수 비중이 높은 미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영향을 덜 받는데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마저 코로나19 여파에 부진을 면치 못해 달러를 대체할 안전자산이 없는 상황이다.
유럽 주요국의 실물경기 지표 악화로 유로화마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등 움직임을 제한하고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세계 경제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자산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경제 지표의 더딘 회복과 신흥국 경제 성장 우려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 돼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환율은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30.9원이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주가 하락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국내 증시 투자에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환율이 1200원을 넘으면서 코로나19 사태를 이미 반영했고, 달러화 강세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판단에서다. 중국도 위안화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실제로 25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종가보다 9.9원 내달러당 1210.3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전날보다 0.3원 오른 1220.5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 초반 하락 전환했다. 새로 추가된 확진자가 두 자릿수에 그치자 금융·외환시장에서 공포심리가 수그러든 것이 반영됐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700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이어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가 코로나19 확진자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관련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원화 강세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의미한 지수 반등을 기대하려면 코로나19 공포 우려 완화와 각국 경기 부양책의 실질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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