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의 작가로 양혜규(49·사진)씨를 선정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양혜규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독일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13 등 대형 국제 미술행사에 초대된 바 있다. 최근에는 파리 퐁피두센터,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 등 권위 있는 기관에서 초대전을 개최하고 소장품을 전시하며 국제 동시대 미술계에서 중요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표창)과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을 받았으며, 현재 모교인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의 작가로 선정됨에 따라 양혜규씨는 오는 8월29일부터 내년 1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인전을 한다. 작가가 오랫동안 관심을 둔 '살림'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서사와 추상, 여성성, 이주 등 작가의 오랜 관심과 작업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설치, 조각, 회화 등 다양한 작품 40여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가사성(domesticity)과 공예 등의 개념을 문화사회학적으로 다뤄왔다. 작업 방식은 대량생산된 기성품을 활용하는 레디메이드 기법을 구사하는가 하면 노동 집약적 작업 과정을 취하기도 한다.
전시에서는 신작 '소리 나는 조각의 사중주(가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정과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오브제를 인체에 대응하도록 크게 만듦으로써, 물리적 규모의 확장과 증폭ㆍ변형을 통해 좀더 은유적이고 사유적인 의미가 고려될 수 있도록 제시하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양혜규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 전시 전경, 킨들 현대미술센터, 독일 베를린, 2017.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c) Jens Zieh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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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온도, 습도 차이로 생기는 대기의 움직임과 같은 자연 현상을 디지털 벽화와 대형 풍선 형태의 광고 설치물로 형상화한 신작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신작은 냄새, 빛 등 비가시적인 감각을 다뤄온 지난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또한 높이 10m에 달하는 움직이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이 서울박스에 설치된다. 이 작품은 2017년 과거 맥주 양조장이었던 베를린의 킨들 현대미술센터 보일러 하우스에 설치된 바 있으며 15여 년에 걸쳐 전개된 블라인드 설치의 최근 발전단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2017년 말 작가 선정 직후부터 약 3년 간 미술관과 협업해 작가연구를 집약한 선집 '가름과 묶음: 양혜규에 관한 글 모음 2001-2020'이 곧 출간된다"며 "동시대 국제 미술계에서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양혜규의 이번 대규모 개인전은 그의 작품세계를 다방면으로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해 매년 국내 중진 작가 1인을 지원하는 연례전이다. 2014년 시작돼 그간 이불, 안규철, 김수자, 임흥순, 최정화, 박찬경씨가 선정돼 개인전을 했다.
지난해 미국 마이애미 배스 미술관에서 열린 양혜규씨의 개인전 '불확실성의 원뿔'에 전시된 작품 '이상한 열매(2012-2013)'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c) Zachary Balb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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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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