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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주한미군 기지(캠프 캐럴)에 근무하는 미군 병사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주한미군이 26일 밝혔다. 주한미군 장병의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다. 앞서 대구에 거주하는 주한미군 가족(61세 여성)의 확진 판정 이후 주한미군은 코로나19 위험단계를 ‘중간(moderate)’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하고 고강도 방역 대책을 내놨지만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병사는 23세 남성으로 24일 대구 남구의 캠프워커를 다녀왔고, 25일 소속 기지로 나와 정상 근무했다. 주한미군과 보건당국은 이 병사를 부대 밖에 자가격리하는 한편 동선을 추적하고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추가 감염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주한미군 가족도 캠프워커의 면세점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대구경북지역의 미군기지에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주한미군이 본격적인 코로나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대비태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캠프 캐럴에는 성주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미사일 등 관련 장비가 보관 중인 걸로 알려져있다.
향후 역학조사와 진단 작업을 거쳐 캠프 캐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주한미군 장병이 추가로 나올 경우 부대 임무수행은 물론이고 사드 운용에도 차질이 빚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은 그간 캠프캐럴에 보관된 요격미사일을 성주 기지로 옮겨와 사드 발사대에 장착하는 훈련을 해왔다.
향후 대구경북지역 미군기지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거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미군기지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될 경우, 주한미군은 재난 수준에 준하는 기지 방호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대북 감시정찰 등 핵심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훈련과 임무를 중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가 더 악화되면 미 국방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강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한미군의 순환배치를 비롯해 미 본토와 주일미군 등 타 지역 병력·장비의 한반도 전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하루 수백 명~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대량감염 사태가 빚어질 경우 주한미군 장병의 가족을 미 본토 등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키는 조치를 취할 개연성도 있다.
이미 한국에 중국과 같은 최고 단계의 여행경보(3단계)를 발령한 미국으로선 주한미군 장병(2만 8500여명)과 그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유사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현재까지 주한미군은 임무수행과 대비 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관련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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