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이슈 지역정치와 지방자치

대구시장 `코로나 SOS`에 박원순 `수용` 이재명 `거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일부를 경기도에서 수용해 달라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요청을 거부했다. 대신 대구 소재 민간 병원에 입원한 일반환자를 경기도 의료기관으로 옮기고,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해 운영하는 방안을 다시 제안했다. 권 시장의 다급한 SOS는 26일 오전 7시에 이뤄졌다. 권 시장은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경기도 소재 병원에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78명 늘어난 677명. 대구에 갖춰진 음압병상 수(병실 33개·병상 54개)로는 확진자를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권 시장의 다급한 요청에 이 지사는 바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한참 고민 끝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이 지사가 언급한 '최악'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증가세인 데다 최근 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전수조사하는 만큼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도에서는 5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도내 확진자가 53명으로 늘었다.

지난 25일 신천지 과천 본당을 강제 조사해 확보한 경기도 신도와 과천 예배 신도에 대한 코로나19 전수조사가 이날 본격 시작돼 이달 내 결론을 앞두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 본당에서 열린 예배에 1만여 명의 신도가 참석했고, 이 중 2명의 신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나머지 신도들이 경기도 코로나19 확산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신도 조사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중이다. 이 지사는 권 시장과 정부에 역제안을 내놨다. 대구 민간 병원의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고, 대구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이 지사는 "일반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 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 지사의 재제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지사와는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경북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서울시립병원에 수용하겠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박시장은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격려와 실질적인 지원"이라면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원을 호소하셨고 서울시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