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는 우유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우유를 마실 때 어떤 영양소가 첨가됐느냐에 따라 마시는 방법이 다르다는데 맞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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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음료를 마실 때 어떻게 드시나요? 투명한 용기에 든 쥬스나 인스턴트 커피는 용기의 바닥에 침전물이 가라앉아 있을 경우 마시기 전에 반드시 흔들어서 침전물이 고루 섞이도록 한 이후에 마십니다.
매일 즐겨 마시는 우유는 어떻게 드시나요? 작은 종이 팩에 든 우유는 보통 습관적으로 흔들어서 마십니다. 그렇다면, 1리터 이상의 큰 용기에 든 우유는 어떻게 마시나요? 일반적으로는 컵에 따라서 흔들지 않고 마시지요.
우유에는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 100여 가지가 넘는 영양 성분이 함유돼 있습니다. 우유는 끓이면 열에 약한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파괴되므로 보통 냉장보관된 상태 그대로 차갑게 마십니다.
우유를 컵에 따라놓고 살펴보면, 이런 영양소들이 골고루 잘 녹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녹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영양 성분들이 물 분자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나마 아주 작은 덩어리로 쪼개져 골고루 퍼져 있어 시각적으로는 이런 덩어리들을 확인할 수 없고, 입으로도 구분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떤 과학자가 우유를 씹듯이 마시라고 한 말에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간혹 우유를 드시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이렇게 잘게 뭉친 덩어리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입으로 씹는 느낌은 들지 않더라도 작은 덩어리들을 분쇄해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입자가 아주 작기 때문에 이 덩어리들은 거름종이로도 분리되지 않습니다. 이런 액체 상태를 콜로이드라고 합니다. 우유가 흰색으로 보이는 것은 우유 속의 지방이나 단백질 등의 덩어리들이 빛을 반사하고, 그 파장이 모두 합쳐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유에 들어있는 영양소 중 기름기가 많은 지방은 수분의 비중이 낮습니다. 반면, 단백질이나 무기질 등은 수분의 비중이 높지요. 그래서 우유를 그냥 두면 수분의 비중이 높은 단백질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는 아래로 가라앉고, 수분의 비중이 낮은 지방은 위쪽으로 떠오릅니다. 마치 기름이 물위에 뜨는 것처럼 지방이 위쪽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요즘은 우유를 흔들지 않고 마셔도 이런 침전 현상이 덜하기 때문에 위쪽과 아래쪽의 맛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지방이 위로 뜨지 않고, 단백질이나 무기질이 아래쪽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우유 가공의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유 가공회사들은 영양소가 서로 잘 섞이도록 하기 위해 '균질법'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매일 마시는 필수 건강음료인 만큼 안정제나 유화제 등 약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균질법은 목장에서 뽑아낸 원유에 일정한 압력(150㎏/min)을 가해 균질기의 아주 작은 구멍을 통과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유는 침전현상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흔들어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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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우유의 지방구는 2㎛(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로 아주 잘게 분쇄돼 우유 전체에 지방이 미세입자 상태로 골고루 퍼진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잘게 부숴도 우유의 지방은 위쪽으로 미세하게 부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칼슘 등 기능성 성분들이 강화되거나 특이한 영양성분이 첨가된 기능성 성분강화 우유 등의 경우 침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한 업체가 균질법을 사용하지 않고 흰색의 크림층이 위쪽에 뜬 상태 그대로의 우유를 시판하기도 했습니다. 위쪽의 크림층, 그러니까 지방층을 마실 때 진하고 고소한 맛이 우유를 더 맛있게 해준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위쪽은 맛있다고 느끼지만 나머지 아랫쪽 남은 우유의 맛은 너무 싱겁거나 맹탕이어서 결국 해당 우유는 판매를 접어야 했습니다.
결론은 우유는 흔들어서 마셔야 합니다. 일반적인 상태의 흰우유는 그냥 마셔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기능성 강화우유, 특히 칼슘이 강화된 우유는 꼭 흔들어서 마셔야 합니다. 칼슘은 입자가 크기 때문에 물에 잘 녹지 않아 침전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능성 강화우유의 포장지에 '흔들어서 마시라'는 안내문이 표기돼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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