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부 진정 찬반투표 실시…위임장 제출 검토 중
국민연금·고용보험 등도 미납 당면 과제 산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2019.3.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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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임금 자진 삭감에 나서기로 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최근 사측의 임금체불과 관련,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측의 위기 호소에 따라 고통분담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예고 없는 임금체불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달 25일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임금체불 관련 고용부 진정 찬반투표 실시하고 최근 진정서 제출 절차를 시작했다. 노조측은 조합원들의 위임장 제출이 마무리되는 대로 고용부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노조측은 지난달 23일 회사 경영 위기에 고통분담한다는 취지로 이달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임금 25%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사측은 노조측에 무급휴직을 요구했지만 노조측이 위기상황의 심각성을 공감함에 따라 임금 자진 삭감을 제안, 합의하게 됐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인 25일 사측은 자금난을 이유로 임직원들의 2월 급여를 절반도 안 되는 40%만 지급한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갑작스러운 임금 연체 소식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특히 임금삭감 합의안 마련을 위해 사측과 벌인 특별교섭에서도 임금 연체 관련 내용은 오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 한 관계자는 "불과 며칠 앞두고 협상을 했는데 아무런 얘기도 없다가 임금을 연체한다고 했다"며 "회사가 어렵다고 생각해서 임금삭감안에 찬성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측은 사측에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원천징수금 미납에 대해서도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임금 외에도 국민연금과 고용보험과 관련해서도 1~2월분을 미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측은 "현재 회사의 어려운 사정과는 별개로 원천징수금의 미납은 개인의 금융기관 대출 중단, 사회보험 적용에 문제 발생 등 피해가 크다"며 "회사는 즉각 미납액을 납입해 위법사항(횡령 등)을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인수를 결정한 제주항공으로부터 추가 자금조달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전까지는 회사 차원의 자구계획으로 버텨야 하는 실정이다. 사측도 나머지 급여와 관련해선 "추후 지급 예정"이라고만 언급할 뿐 기한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 결정으로 숨통이 트이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 역시 지난해 32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비용 투입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현재의 업황부진이 지속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결정으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단기적으로 임금체불 등 당면 과제를 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정부차원의 자금 지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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