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내리치는 번개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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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강력한 전기에너지를 가진 번개를 맞고 사망했다거나, 나무가 불탔다는 소식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 번개가 바다에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강력한 전기는 바다 전체로 퍼져 나갈까요? 아니면 소멸될까요? 그리고, 근처 바닷 속에 있던 물고기들은 살아있을까요?
번개는 구름과 구름,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입니다. 구름을 생성하는 작은 물방울들이 따뜻한 기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상승하다가 높은 고도에 있는 얼음 알갱이들과 부딪혀 전하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때 형성된 전하는 양전하가 되고, 그 주변의 공기는 음전하가 됩니다.
양전하의 성질을 가진 물방울들은 상승을 계속해서 구름의 위쪽으로 올라가게 되고, 음전하의 성질을 가진 공기가 뭉친 물방울들은 구름의 아래쪽에 머물게 됩니다. 구름 아래쪽의 음전하가 점점 많아지면, 구름의 아래쪽과 양전하의 성질을 가진 땅 사이에 전위차가 생기게 됩니다.
구름과 땅 사이의 전위차가 점점 커지면 전하는 순간적으로 전위가 낮은 곳으로 흐르려 하는 방전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방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빛에너지로 번쩍거리며 드러나는 것이 바로 번개입니다. 천둥은 이 번개의 방전 현상으로 발생하는 소리를 말합니다.
전기는 저항이 작은 곳으로 흐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주 강력한 전기 에너지를 가진 번개가 저항이 적은 곳을 찾아 흐르다보니 모양이 지그재그로 보이는 것입니다. 번개는 주로 나무나 키가 큰 건물 등 뾰족한 곳, 즉 음전하가 떨어지기 좋은 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물은 전기가 흐르는 도체입니다. 순수한 물인 증류수의 경우는 부도체에 가까워 전기가 잘 흐르지 않지만, 불순물이 섞인 수돗물 등은 전기가 아주 잘 흐릅니다. 특히 염분 등 여러 이온과 불순물이 섞여 있는 바닷물은 저항도 적고 전기의 전도율도 높습니다. 여러 불순물들이 전해질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바다에 번개가 떨어지는 상황은 흔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방전 현상이 바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아예 바다에 번개가 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드물게 치기는 하지요. 그럴 경우 번개가 떨어진 근처의 물고기들은 모두 타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번개처럼 빠르게 흐르는 전류의 성질 중 하나가 표면에서 흐르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즉 바닷 속까지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바닷 속에 서식하는 물고기에게는 번개의 강력한 전기 에너지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해수면에 떨어진 번개의 전기 에너지는 넓은 바다 위로 쫙 퍼져나가지만 보유한 에너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퍼지는 과정에서 점점 그 에너지가 약해져 결국 사라지게 됩니다. 만약 번개치는 바다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면 번개가 떨어지는 곳에서 멀수록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번개가 칠 때 해수면을 튀어 오르는 물고기가 있었다면 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물고기들의 습성은 날씨가 나빠지면 평소 활동하는 수심보다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고 하니 번개에 피해를 당하는 물고기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물고기보다 번개치는 날 바다에서 수영하려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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