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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메리츠증권 "전염병에 금리 인하보다 재정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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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인하 대응 부적절

한은,`금리 인하` 압력에 4월 1차례 내릴 듯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춘 것과 관련해서 시장 의견이 분분하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상황이 긴박하면 이런 저런 여건을 따지기보다 즉각 금리를 내리는 것이 맞으나 전염병 이슈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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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전염병이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명확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이나 신용시장 위축이 심화하지 않았다. 실물지표 충격 정도를 가늠하지 않고 금리를 낮추는 것이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전염병은 ‘외부 충격에 의한 사고’로 봐야 한다”며 “직접 상처에 대응하는 재정정책을 외과적 치료, 금융시장의 피라고 할 수 있는 유동성을 통제하는 통화정책을 내과적 치료로 본다면 전염병은 재정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외상이 신체 내부로 유입되면서 문제가 발생할 때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적이 바람직하다는 게 윤 연구원의 설명이다. 통화정책이 만병치료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2008년 이후 글로벌 경제는 12년이 넘도록 침체가 없이 넘어온 부분에 완화적인 통화정책 역할이 컸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전염병 이슈로 인한 공포 국면에서 연준의 인하가 ‘어쩔 수 없어서’, ‘쓸 카드가 없어서’라는 시장의 인식을 자극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금리는 스스로 정책 효과를 낮추는 유동성 함정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준이 증시 급락을 고려해 금리를 내렸다면 금리 인하 대신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한도 증액, 단기유동성 공급 같은 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단기자금 시장과 신용시장 경색에 보다 효과적인 정책”이라며 “물론 은행들이 3개월 정도를 감안하고 거래하는 리보와 하루짜리 금리인 OIS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단기 자금 시장이 빡빡해지고 있으나 리보-OIS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여건을 염려해야 할 정도인 0.4%포인트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 한국은행에도 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연구원은 “2월 확보한 정책 여력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연준처럼 긴급 대응을 생각할 수 있겠으나 고민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전일 한은 긴급간부 회의 이후 나온 메시지는 ‘필요시 대응’이란 부분도 있지만 ‘통화정책만의 대응은 한계’라는 문구가 더 눈에 띈다”며 “전일 발표된 추가경정예산과 함께 금리 인하는 일단 한 차례 정도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란 단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다”며 “현재와 같은 불안 국면에 정책 압력 및 여론을 딛고 이성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취지도 반영된 내용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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