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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터키, 이주민 악용 말라" 정면 비판…"불법 월경 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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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 회원국 내무장관 공동성명…"국경 상황 용납 못해"

"터키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주민 이용…그리스 지지"

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그리스 국경 지역에서 그리스를 향해 이동하는 터키발 이주민들의 모습.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터키의 단속 중단으로 그리스 국경에 1만명이 넘는 이주민 몰려들자 유럽연합(EU)이 난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터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EU 27개 회원국 내무장관은 4일(브뤼셀 현지시간) 긴급회의를 한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EU의 외부 국경에서 벌어진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U 각국은 "터키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주민을 이용해 압박에 나서는 것을 강력히 배격한다"며 회원국들은 EU와 국제법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주민들이 목숨을 담보로 육지나 해상으로 불법 월경을 시도하도록 부추겨서는 안 된다"며 "터키는 이 의사를 전파해 가짜 정보의 확산에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난민에게 유럽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선언한 후 그리스와 접한 터키 북서부 국경 지역에는 유럽행을 희망하는 난민 등 이주민 1만 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육로 외에 해상으로 그리스 진입을 시도하는 이주민 수도 급격히 증가하자 그리스는 국경 인근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시행하는 등 긴장이 증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 배급 기다리는 유럽행 난민들
(에디르네 AFP=연합뉴스) 그리스와 접경 지역인 터키 서북부 에디르네 근처로 몰려든 난민들이 2일(현지시간) 음식을 배급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터키가 지난달 자국에 머무는 난민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이동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터키-그리스 국경 지역으로 몰려든 난민들은 보트를 타고 마리차 강(그리스명 에브로스 강)을 건너 그리스 역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leekm@yna.co.kr



EU 내무장관들은 터키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주민 유입을 막고 있는 그리스에 대해선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칼 네함머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은 "이 일은 임의로 발생한 인도적 위기가 아니라 유럽을 겨냥해 터키가 의도적으로 벌인 행동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는 이로부터 EU를 보호하고 있다"며 회원국들에 그리스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 역시 "그리스는 우리의 국경을 보호하며 유럽 전체에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주민들의 망명 신청을 막는 그리스의 조처는 정당화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그리스 국경 지역을 방문해 그리스의 이주민 관련 대응을 돕고자 7억유로(약 9천25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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