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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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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 유럽의회서 ‘EU 기후법안’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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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파리협약 포기와 마찬가지”



경향신문



세계적 환경운동의 아이콘인 그레타 툰베리(17·사진)가 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기후법안에 대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비해 지나치게 안이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EU 행정부에 해당하는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2050년까지 EU 회원국들이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기후법안을 발표했다. 탄소 중립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으로 상쇄해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앞서 집행위는 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대응 청사진인 ‘유럽 그린딜’ 구상을 발표하고 관련 법안을 3월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법안 발표 자리에는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미흡한 대응을 거침없이 비판해온 툰베리가 함께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 관료들은 툰베리의 지지를 기대했지만, 스웨덴 출신의 이 17세 환경운동가는 (오히려) 기후법안이 ‘파리협약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툰베리는 EU가 2030년까지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툰베리는 “집이 불타고 있는데 불을 끄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릴 수는 없다. 그런데 집행위원회는 오늘 바로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현재의 1990년 대비 40%에서 50~55%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그러나 집행위는 이를 위한 실행계획을 오는 9월까지 제출하겠다며 미뤄둔 상태다. 폴란드처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반대를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이날 EU 산하 유럽방위청(EDA) 직원과 EU 이사회 직원 한 명이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제기구가 몰린 브뤼셀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앞서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난 2일 관광객과 방문객, 로비스트의 유럽의회 방문을 모두 중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툰베리에게만 예외를 적용해 “코로나19가 툰베리만 비켜가나”라는 일부 의원들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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