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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전당원투표'로 결정 미룬 민주당.."비례정당 참여 명분쌓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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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1일 이내에 비례연합정당 참여여부 결정

"열성당원 여론 참여로 모일것..명분 쌓기 아니냐"

“지역구 압승해도 비례 때문에 1당 뺏겨“ 우려 커

정봉주 ‘열린민주당’, 우희종 ‘시민을위하여’ 창당

정의·민생·녹색당 불참해 ‘위성 민주당’ 될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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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전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선거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열성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례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운 상황에서 결정 책임만 떠넘기고 사실상 비례정당에 참여하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의당은 전국위원회를 통해 ‘참여 불가’를 선언하는 등 군소정당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는 가운데 사실상 ‘민주당 위성정당’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정당 참여 여부를 플랫폼을 통한 전당원 투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9일, 늦어도 11일 내에 최고위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투표방식을 논의하고 투표를 진행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사안의 중대성과 무게감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비례정당 참여지 창당이 아니다’라는 의견과 ‘참여와 창당이 무엇이 다르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전자는 이미 만들어진 정치개혁연합 등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형식은 자유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을 만든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에 일부 최고위원들은 정의·민생·녹색당 등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만 위성정당에 참여하게 되면 결국 ‘민주당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비판을 회피하고자 당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투표 참여) 당원들은 열성 지지자인 만큼 참여 쪽으로 의견이 모일 것”이라며 “결국은 명분 쌓기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투표율이 낮은 전당원투표의 특성상 열성 당원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 실시된 전당원투표는 지난해 6월 21대 총선 공천룰 확정 당시로, 29.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비판 여론에도 민주당 내에서 ‘비례연합정당’ 필요성이 연일 제기되는 것은 원내 제1정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 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조사한 ‘정당투표 지지율 조사’를 개정 공직선거법에 대입한 결과 통합당이 127석으로 원내제1당이 되고 민주당은 125석으로 원내2정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일 실시됐고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다. 시뮬레이션은 두 당의 지역구 의석(민주 116 통합 97)이 현재와 같다는 전제로 이뤄졌다.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하겠느냐’고 질문한 결과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1.9%, 미래통합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0.6% 나왔다. 정의당은 9.1%. 국민의당은 2.8%로 나왔고 자유공화당(1.4%), 민중당(0.8%)이 뒤를 이었다. 위 결과치를 선거법 개정안에 대입한 결과, 민주당 비례대표 의석수는 9석으로 20대 총선 결과인 13석보다 4석 줄어들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전 선거법이라면 이 득표율로 24석을 얻을 수 있지만, 그보다 15석 적은 수치다. 반면 통합당이 비례대표를 한 명도 공천하지 않는다고 가정, 미래한국당이 그 투표율을 얻을 시에는 27석을 얻는다. 20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석인 17석보다도 10석 많고 민주당 시뮬레이션 결과보다는 18석이 더 많다.

당 지도부 결정에 관계없이 민주당 외곽에선 ‘위성정당’들이 띄워지고 있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문 세력으로 꼽히는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이날 열린민주당 창당의 돛을 올렸다. 친여권으로 분류되는 우희종·최배근 교수가 선거연합을 위해 결성한 플랫폼정당 ‘시민을위하여’ 역시 이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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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의·민생·녹색당 등 군소정당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은 다시 한 번 비례선거연합 ‘참여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경선 결과보고회를 통해 “적어도 (선거제 개정에) 공조했던 정당들은 그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취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민생당에서는 대안신당 계열인 천정배 의원이 ‘선거연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바른미래당계가 격렬히 반대하며 당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녹색당은 지난 4일 앞서 비례연합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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