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확진 2명→100명 폭증…빈에만 30명
한국 등 직항노선 중단…마스크 착용은 드물어
오스트리아 경찰이 지난달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던 빈 소재 고등학교 교사가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학교 주변에 설치해뒀던 출입금지선을 치우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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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뉴스1) 강희정 통신원 = 재오스트리아 한인 사회에 퍼져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티롤 지역에서 지난달 25일 2명의 확진 환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오스트리나 내에서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여 왔던 상황.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8일(현지시간) 현재 106명으로 불과 10여일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들 확진 환자 가운데 32명이 수도 빈에서 나왔다.
오스트리아 현지인들은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중국발(發)' 코로나19에 느긋함마저 보여 왔다. 그러나 한국 교민들은 달랐다. 교민들은 '오스트리아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 첫 환자가 한국인이 아니기를, 코로나19 공포 인종차별로 번져 자녀 등 가족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바라왔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정부는 한국을 오가는 여객기 직항노선을 9일부터 2주 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한국과 더불어 밀라노·볼로냐 등 이탈리아 북부 지방과 이란을 오가는 항공편 역시 중단된다.
지난달 22일 오스트리아-이탈리아 국경에 위치한 그리스 암 브레너 기차역 승강장이 텅 비어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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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당국은 한국·중국·이란 등지로부터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입국하려 하는 경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의사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빈에 있는 한글학교도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을 2주 미뤘다.
다만 오스트리아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행위가 '불법'인 탓에 아직은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공공장소에서 무슬림 여성 전통의상 부르카·니캅을 비롯해 마스크(복면)을 착용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 벌금을 내야 한다.
건강상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에도 의사의 소견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지 의료진은 "가급적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증상자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일부 대형마트에선 파스타 면과 소스, 인스턴트 수프 등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식품들을 진열해두는 선반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현지 시민들도 '알게 모르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liebewien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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