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갤S20·아이폰 ‘동폰상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습격에 삼성·애플 빨간불

출시 첫해에 흥행 판가름 나는데

S20 최고 스펙에도 불안한 출발

최악땐 4000만→3000만대 전망도

아이폰 2월 중국 판매 61% 급감

“생산 정상화 2분기에도 힘들 것”

중앙일보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새 전략폰인 갤럭시S20의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암초를 만나면서 승부를 걸어야 할 ‘출시 첫해 장사’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통신업계는 ‘스마트폰의 운명은 출시 첫해 판가름난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통상 매년 신제품을 내놓는다. 흥행 성패는 출시 첫해, 특히 출시 초반에 갈린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최대 흥행작인 갤럭시S7의 경우 누적 판매량 7000만 대 중 70% 정도가 출시 첫해에 팔렸다.

삼성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갤럭시S20을 20개국에서 공식 출시했다. 3월 말까지는 출시 국가를 130개국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우선 국내에서 코로나19 여파와 기존보다 낮은 공시지원금으로 사전 판매 실적이 부진했다.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 예약 판매량은 갤럭시S10의 70~80%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중앙일보

갤럭시S 시리즈 출시 첫해 판매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때 반응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시 대부분의 해외 언론이 “역대 최고 스펙”으로 평가했고,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첫해 출하량이 40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악재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구미사업장이 지난달 2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일시 폐쇄됐다. 구미사업장은 삼성전자의 국내 유일한 스마트폰 공장이다. 이후에도 구미사업장은 5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폐쇄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20과 갤럭시Z 플립의 국내 생산 물량을 베트남 공장으로 한시적으로 이전하는 비상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한국인 입국자를 2주간 격리 조치하기로 하면서 베트남 생산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에 생산 라인이 있는 화웨이나 애플과 달리, 베트남에 공장을 둬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해졌다.

“삼성·애플 6~7%, 중국업체 15% 감소할 것”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강세인 미국·유럽·중동시장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중국에서처럼 스마트폰 매장 폐쇄가 이어지고, 수요가 급감한다면, 삼성전자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고, 애플의 5G폰 출시가 지연되는 사이 시장을 선점하려던 삼성전자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쪼그라드는 것도 세계 시장 1위인 삼성전자에는 달갑지 않다. 시장조사업체인 오범(OVUM)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5G폰 출하량이 전망치(2억5000만 대)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SA)은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존 예상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SA는 중국 업체들은 전망치 대비 15%, 삼성전자와 애플은 6~7%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권가는 갤럭시S20 시리즈의 첫해 출하량을 3400만~3500만 대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는 2월 중순 전망치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로써는 전망 자체가 어렵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3000만대 초반도 무너질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가 빠르게 종식되면 하반기에 수요가 몰려 3700만 대 정도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내 휴대폰 판매량 전년 대비 -56%

중앙일보

지난달 중국 베이징의 애플 스토어에서 직원이 고객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의 중국 판매량이 반 토막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19에 따른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 부진,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 내 애플 스토어 폐쇄 조치가 아이폰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10일 중국 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T)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휴대전화 판매량은 총 64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5만 대) 대비 56% 감소했다. 특히 애플의 2월 중국 판매량은 49만4000대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127만 대)의 39% 수준에 그쳤다. 올 1월만 하더라도 애플은 신작 ‘아이폰11’ 효과에 힘입어 중국에서 아이폰 230만 대를 팔았다.

중앙일보

중국시장 휴대폰 판매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폰뿐 아니라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내 4대 제조업체도 판매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CAIT는 지난달 자국 브랜드의 휴대전화 판매량이 590만 대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1067만 대)보다 44.7%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2분기(4~6월)까지 아이폰 생산 공정을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폭스콘·페가트론 등 중국에 공장을 둔 업체에 아이폰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최신 아이폰 소식에 밝은 대만의 궈밍치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19 여파로 아이폰 카메라 렌즈 재고가 한 달 분량밖에 남지 않아 대량 생산은 5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윤·김영민 기자 pin2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