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13명 전원 음성에도 주민 불안…보호복 입고 방역
인천 여성 근로자 임대아파트 |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한 여성 근로자 임대아파트가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 거주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이곳 주민들이 2차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인터넷상에서는 전체 주민 중 8%가 신천지 신도인 해당 아파트가 이미 '신천지 아파트'로 낙인이 찍혔고, 주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오전 인천시 서구 모 임대아파트에서는 흰색 보호복에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 관계자들이 단지 내에 소독약을 뿌리는 등 방역 활동을 벌였다.
서구보건소에서 나온 소독 차량은 아파트 주변 도로를 돌며 소독약을 분사했다.
해당 아파트는 인천시가 지역 신천지 신도 1만1천84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신천지 신도 13명이 거주하는 사실이 확인된 곳이다.
아파트 주민이 모두 153명이니 전체 주민 중 8.5% 정도가 신천지 신도인 셈이다.
인천시는 전체 주민 중 66.2%가 신천지 신도인 대구 한마음아파트와 비교해 신천지 신도 비율이 낮은 점을 고려해 해당 아파트를 신천지의 집단 거주 사례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신천지 신도 거주 사실이 알려진 뒤 이미 해당 아파트는 '신천지 아파트'로 인터넷상에서 아파트 이름까지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천지 아파트 무섭다'라거나 '근처에 가지 말아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방역 당국도 신천지 신도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혹시나 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파트에 사는 신천지 신도들은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지역 주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방역 활동을 하고 있던 인천시설공단의 한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거주하는 곳처럼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며 "혹시 모를 가능성 때문에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며 취재진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아파트에 신천지 신도 13명이 거주하게 된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사실이 신천지 신도 사이에 공유되면서 이곳 거주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아파트의 보증금은 작은방이 3만8천원, 큰방이 5만원이다. 월 임대료는 작은방이 1만9천원, 큰방이 2만5천원이다.
인천에 직장을 둔 미혼 또는 독신 여성이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
총 100호에 1호당 2명씩 200명이 입주할 수 있으나 입주자는 153명에 불과해 47개 방이 비어있는 상태다.
아파트를 위탁 관리하는 인천시설공단 측은 자격요건만 갖추면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며 해당 아파트를 신천지 집단 거주 시설로 낙인찍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아파트는 35년 전인 1984년 12월에 준공돼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명이 같은 공간을 공유해 사용해야 하는 점도 저렴한 임대료에도 입주 희망자가 많지 않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인천시설공단 관계자는 "예전에는 서로 들어오려고 해 경쟁률이 높았으나 지금은 임대료가 싸도 입주 희망자가 없어 누구든지 입주가 가능하다"며 "신천지 집단 거주지처럼 낙인 찍어 다른 주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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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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