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진마스크 생산 라인 KF마스크로 전환…"현장에서는 아우성"
11일 서울 종로구 일대 공구상가를 방문해 산업용 방진마스크 판매 업체의 위치를 묻자 인근 상인이 이처럼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비말(침방울) 감염을 막기 위한 KF94·80 황사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며 산업용 마스크 공급이 중단됐다.
11일 오후 공적 마스크를 판매를 예고한 서울의 한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
이 곳에서 안전용품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아예 유통이 안 돼서 골치아프다"면서 "도매상에 돈을 더 내겠다 해도 물건 자체가 없다고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KF필터를 장착한 황사마스크 수요가 대폭 증가하며 기존 산업용 방진마스크를 생산하던 라인도 KF94·80 황사마스크 생산 라인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반인의 방진마스크 구매가 늘었다는 주장도 제기되나 방진마스크 생산량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종로구에 위치한 안전용품 전문업체인 대경안전산업 손경연 대표는 "산업용 방진마스크를 만들던 라인을 다 KF황사마스크로 바꾸다보니 원자재도 없고 생산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돈을 더 줘도 못 구한다. 현장에서 마스크가 없어서 일을 못 한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필터 제조업체 관계자 역시 "마스크 필터는 주문을 받아 제작하는 시스템인데 최근 방진마스크 필터 주문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마스크 업계에서는 공장을 24시간 최대 한도로 가동 중인데 공적 마스크는 KF94로 공급되니 여기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달부터 마스크 생산업체를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로 인정하며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KF94·80 황사마스크 수는 하루 평균 1000만 장 규모다. 인구를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야간·주말까지 생산을 하는 상황에서도 수요 부족 사태가 일어나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방진마스크 생산을 줄였다는 것이다.
이에 산업 현장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근에서 보호구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거래처 10여 곳 이름을 적은 메모지를 보여주며 "방진마스크 공급을 요청한 업체들인데 하나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10박스를 주문하면 2박스도 간신히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체적으로 생산량은 줄었는데 수요는 늘었다"면서 "분진, 오일미스트 등 흡입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 시 반드시 방진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오수연 기자 syoh@ajunews.com
오수연 syoh@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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