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장타자 중 한명인 J.B. 홈즈 선수가 한 국내대회에서 드라이버로 공을 타구하는 순간의 모습. 출발각이 12도 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출발각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모든 골퍼는 '장타자' 소리를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장타와는 거리가 멉니다. 비거리(飛距離)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거리를 늘리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신체적 조건이 뛰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클럽과 그 클럽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스윙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엇비슷한 신체조건과 각자에게 맞는 클럽으로 스윙을 한다면 스윙의 기술이 비거리를 결정하게 됩니다.
뛰어난 스윙을 하기 위한 과학적 조건에는 남들보다 빠른 스윙 스피드, 다른 클럽과 공보다 높은 반발계수를 가진 클럽과 공, 스윗스팟에 클럽을 가져다 대는 능력 등을 꼽을 수 있겠지요. 대부분 두 번째 조건은 갖췄지만, 나머지 능력은 들쭉날쭉 하지 않으신가요?
들쭉날쭉한 능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떨까요? 골퍼들이 잘못알고 있는 비거리 상식 중 하나가 45도 각도로 공이 날아가야 가장 멀리간다는 생각입니다. 학창시절 과학 교과서를 통해 배운 바에 따르면, 초기 출발각과 속도를 알면 비행물체의 비행거리 즉, 비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비행하는 물체는 45도 각도로 날아가야 가장 멀리 날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중력 등 외부 환경이 일정할 때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일부 골퍼들은 이를 사실로 알고 공의 출발각을 45도로 만들기 위해 드라이버를 올려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프로선수들이 드라이버를 올려치는 경우는 앞바람이 많이 불 때 전진 방향으로 스핀을 먹이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골퍼의 스윙은 타구 때 백스핀이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아 출발각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타구에 가해지는 힘과 스핀에 따라 비거리가 달라지겠지만, 이런 여러 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스핀 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골프공이 가장 멀리 날아가는 출발각은 12도입니다. 상식으로 알고 있는 45도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실제로 45도 각도로 드라이버를 쳐 올려도 공은 높이 뜰뿐 비거리는 얼마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낮은 각도로 힘차게 날아가는 공이 더 멀리 날아갑니다.
야구도 마찬가집니다. 과학자 로버트 어데어는 그의 저서 '야구의 물리학'에서 가장 이상적인 홈런 각도는 35도라고 단언했습니다. 발사각 35도에 시속 150㎞ 이상의 속도로 공을 날려보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정의했습니다.
홈런볼은 45도로 포물선을 그리고 날아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비거리가 큰 홈런은 35도의 포물선을 그리겠지요. 타구가 높이 떠 외야수에게 잡히는 홈런성 타구는 타구의 힘이 부족했다기보다 방망이에 맞힌 출발각이 35도보다 훨씬 크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신수 선수의 홈런 장면. 방망이에 맞고 튀어나가는 공의 각도가 대략 짐작되시나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골프는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드라이버 비거리는 스윙 스피드와 비례합니다. 스윙 스피드가 높을수록 비거리도 늘어납니다. 보통 스윙 스피드가 시속 145㎞ 정도는 넘어야 비거리가 200야드를 넘는다고 합니다. 평균 20야드 정도 공이 굴러간다고 가정하면, 실제 비거리는 220야드 정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발사각을 12도로 낮추고, 스윙 스피드를 홈런 타자처럼 시속 150㎞로 올린다면 어떨까요? 모든 골퍼가 희망하는 꿈의 비거리 270야드는 충분히 나오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낮은 탄도로 골프공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티에 꽂힌 공을 끝까지 보면서 앞으로 밀고 나가는 기술을 습득해야 할 것이고, 스윙스피드를 시속 150㎞으로 올려야 하겠지요. 다시 말하면, 헤드업을 하지 않고, 힘을 완전히 빼고 클럽을 휘두르는 연습을 통해 장타를 위한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초고반발 클럽과 골프공 등 장비를 준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 외의 조건을 맞춰가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겠지요? 과학을 알아도 이런 조건을 갖추기 위한 연습이 없이는 비거리가 늘어나지 않습니다. 장비가 간직한 과학기술이 빛나기 위한 훈련, 즉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