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병원에 손 씻을 비누도 없다"…이란·베네수엘라, 美에 지원요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란, 美최대지분 보유 IMF에 신속금융제도 50억달러 지원요청

베네수엘라, 美에 제재해제 정식 요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결국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했다. 경제제재로 보건ㆍ사회안전망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적대국인 미국 등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12일(현지시간)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코로나19 대응 목적으로 50억달러(6조1155억원) 규모의 신속금융제도(RFI)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란 중앙은행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IMF에 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 지원대책과 관련해 "400억달러 규모의 RFI를 통해 신흥시장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란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빠른 곳 가운데 한 곳이다. 공식 확인된 확진자가 1만명에 사망자는 400명에 달한다. 특히 이란은 정부 각료나 국회의원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국제사회는 실제 확진자 숫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단키트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유국인데다 상당한 산업적 기반을 갖췄지만, 진단키트나 마스크는 물론 방역이나 치료 등에 필요한 물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약품의 경우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되지 않지만, 결제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사실상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이 IMF에 자금을 요청했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IMF의 최대 지분을 가진 국가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재를 유지하는 것은 '전쟁범죄'라며 다급함을 호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물자 수입을 위해 미국에 제제 완화를 공식 요구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베네수엘라가 지금 상황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아직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없지만, 확산이 시작되면 열악한 베네수엘라 의료 상황을 감안할 때 급속도로 퍼질 것이라는 공포가 크다. 마두로 대통령은 "수십건을 검사한 결과 확진자가 없었다"고 말했지만, 진단키트 부족 등으로 인해 제대로 검진을 못하고 있음을 의심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에수엘라 의료진은 코로나19에 대해 전혀 준비가 안돼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의료진은 "진단키트는 물론이고, 일부 병원에서는 손을 씻을 비누조차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베네수엘라 주변국인 콜롬비아와 브라질 등에서는 이미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도 베네수엘라로서는 불안한 부분이다.


베네수엘라 보건 관계자는 "의료진이 따라야 할 대응지침을 내려줄 당국자는 대체 어디 있고, 지원물자는 언제 오는 거냐"면서 "설령 지원 물자가 오더라도 의료진이나 기술진 등이 (경제난에) 해외로 빠져나가 있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