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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 총액이 11조7,000억원 규모로 유지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조한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에 따라 재정건전성을 염두에 둔 것인지, 재난기본소득 등을 담을 2차 추경을 위해 증액을 하지 않았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세수부족분을 메우는 세입경정을 2조4,000억원 축소시켰다는 건 사실상 2차 추경을 통한 추가 세입경정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국회와 기재부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당 간사는 추경 규모를 원안 수준으로 유지하되 일부 사업의 예산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대구·경북(TK) 지역 지원 예산을 1조원 가량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안에서 3조2,000억원 가량으로 편성된 세입경정 규모를 2조4,000억원 줄인 8,000억원 수준으로, 7,000억원 규모의 세출 사업 삭감으로 총 3조1,000억원가량의 재원을 마련했다. 이중 1조원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TK 지역에 추가 편성됐고 나머지 2조1,000억원 가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민생안정 사업, 감염병 대응 사업 등에서 증액됐다. 정부 추경안 대비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고용창출장려금(4,847억원)·전력효율 향상(3,000억원) 등이다.

앞서 여당은 6조원대의 추경 증액이 필요하다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연일 압박 수위를 높였다. 홍 부총리 해임 건의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지난 1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은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가슴뿐만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감정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기 보다 경제효과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 상황이라는 인식으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머지 않아 2차 추경이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재난기본소득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재부는 재원 부담과 승수효과가 낮은 점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코로나19 대책은 이번 추경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황이 오래갈 경우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 구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단의 대책을 과감하게 내놔야 한다”며 “유례없는 비상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고 비상경제회의를 통한 과감한 정책집행을 예고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9시30분에 예결위 소위원회, 10시에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추경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11시로 예정됐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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