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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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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연기… 코로나에 '4년만의 TV 대목' 날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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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어 남미 축구리그도 1년 뒤로… 판매 신장 기여 스포츠행사 잇단 취소
도쿄 올림픽 연기설도 계속 나와… 프리미엄으로 선두 굳히려는 삼성⋅LG 타격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와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2020)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유럽 주요 프로축구리그는 중단됐고, 2020 도쿄올림픽 연기설(說)도 계속되고 있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겹치는 ‘4년만의 대목’을 기대하던 TV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조선비즈

UEFA 로고. /UE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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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 시각) 유럽축구연맹(UEFA)은 오는 6월 12일부터 한달간 열릴 예정이던 유로2020을 1년 연기한다고 밝혔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축구 팬과 스태프,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올 시즌을 안전하게 마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1960년 시작해 매 4년마다 치르던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연기된 건 처음이다. 유로2020은 60주년을 맞아 유럽 12개국 12개 도시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UEFA의 결정에 남미축구연맹(CONMEBOL) 또한 올해 6월 11일부터 한달간 열릴 계획이던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2020)을 1년 미뤘다. 앞서 UEFA와 CONMEBOL은 각국 프로축구리그 일정을 위해 국제대회 연기에 발을 맞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유럽 내에서 우한 코로나 감염자가 빠르게 늘자, 유럽 주요 프로축그리그는 대회 진행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4월 4일까지 경기를 멈췄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지난 12일부터 대회를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지난 9일 리그 중단을 선언했고, 지난 17일엔 독일 분데스리가도 4월 2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각국 리그 사무국은 경기 재개 시점을 확언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리그가 중단되며 국제 경기인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도 취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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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QLED 8K TV(왼쪽)와 LG전자의 OLED 8K TV. /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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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업계는 올해 판매량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던 대형 스포츠 행사 취소가 현실화되자 "올 것이 왔다"며 울상이다. 세계 TV 판매량은 2억3000만대 가량에서 정체돼 있다.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렛대’가 대형 스포츠 행사다.

올해는 유로2020은 물론 올림픽도 예정돼 있어 업계의 기대가 컸다. 지난해말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림픽·유로2020에 힘입어 올해 TV 출하량이 2억2548만대로 지난해보다 2.2% 늘어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경기를 더욱 생생하게 보기 위해 고화질·대형 TV 구매에 나서는 소비자가 많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지닌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8K·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기술력을 앞세우며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은 여러 스포츠 행사를 발판으로 중국의 저가 LCD(액정표시장치) TV 공세 속에서 프리미엄 시장과 생태계 확대를 꾀할 수 있는 해였다"며 "우한 코로나로 생산·유통·마케팅은 물론 수요까지 전방위적 타격을 입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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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오륜기. /IOC 웹사이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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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업계는 2020 도쿄올림픽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 시작해 유로2020보다 개막 시기가 40일 이상 늦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7일 "도쿄올림픽이 4개월 이상 남은 현재로서는 어떠한 추측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어떠한 극단적 결정도 내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강행 의사를 보인 셈이다.

도쿄올림픽마저 취소된다면 올해 TV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IHS마킷은 우한 코로나 여파로 올 1분기 세계 TV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말 내놓은 전망치에 비해 감소폭을 4%포인트 키운 것이다. IHS마킷은 도쿄올림픽과 유로2020이 연기·취소된다면, 당초 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2분기 출하량 또한 지난해보다 1% 줄어들게 된다고 내다봤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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