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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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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송기로 미얀마서 방역물자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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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기 운항중단으로 긴급 투입 / 일회용 수술용 가운 8만벌 운송

세계일보

코로나19 방역물자를 해외에서 들여오기 위해 군 수송기가 투입됐다. 해외 교민 이송이나 구호물자 수송을 위해 군 수송기가 쓰인 적은 있지만 상업물자 운송에 이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공군 C-130J(사진) 수송기 2대가 방역물자 수송을 위해 이날 오전 경남 김해공항에서 미얀마로 출발했다. 수송기들은 미얀마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우리 기업이 현지 생산한 수술용 가운 8만 벌을 싣고 19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수술용 가운 8만벌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한 전국 의료시설에 배분될 예정이다. 수술용 가운은 선별진료소 등에서 일회용으로 사용한다.

수송기 투입은 보건복지부가 미얀마로부터 수술용 가운 수입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있던 지난 9일 국적사 운항이 중단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태국 방콕을 경유하는 민간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최소 2주 이상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며 “코로나19로 급박한 국내 사정을 고려해 방역물자를 서둘러 국내로 들여 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송기를 미얀마로 보내는 과정에서 정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측은 대구·경북발 승객 입국금지 조치 이후 경남지역에서 온 사람에 대해 14일간 격리조치를 한다고 공지했다. 공군 수송기부대가 경남에 주둔하고 있어 미얀마 측의 격리조치가 적용되면 2주간 현지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국방부와 외교부는 미얀마 측과 협의를 통해 김해에서 출발하는 수송기 조종사와 승무원 전원이 건강확인서를 제출하고, 현지 비행장 내에서만 활동한다는 조건으로 검역절차를 간소화했다. 통관 과정도 수송기를 통한 상업물자 반출은 전례가 없고,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정부는 미얀마 외교부, 항공청, 세관 당국 등과 막판까지 협의를 거듭해 수송기를 이용한 운송을 확정했다. 국방부는 코로나19 방역물자 수송을 지원하기 위해 16개 육로수송전담반을 편성해 운용 중이며 공군과 육군 항공기도 비상 대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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