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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5대은행 달러예금, 3월에만 4조원 뭉칫돈…"달러 현찰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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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최근 나흘새 3조원 몰려
불확실성 고조…미 달러 초강세


파이낸셜뉴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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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각국 증시가 대폭락하고 미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달러 사재기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3월 들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상품에 몰린 자금만 4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총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399억9901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과 비교해 9.3%(34억776만달러)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 종가(1246.5원)로 따져보면 이달 들어서만 4조2477억원의 자금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으로 몰린 셈이다.

달러예금 잔액은 최근 일주일 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10원을 돌파한 지난 1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총잔액은 370억553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4일 만에 7.9%(29억4371만달러) 급증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3조6693억원 규모의 자금이 이 기간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으로 몰렸다.

지난달까지 달러예금 잔액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월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중 달러예금 잔액은 585억4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63억1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업과 개인이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달러화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전세계로 본격 확산되기 전이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을 선언하고 미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확산되는 등 상황이 반전됐다.

A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주식시장 폭락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각종 자산을 현금화 하고 달러화 매수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예금 문의가 최근 일주일 새 크게 늘었다"면서 "기업은 물론 개인 고객들의 달러화 매수세도 거센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이 39.2원 급락하는 등 급한불은 껐지만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존에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금이나 국채를 내다 팔고 달러화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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