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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신종 코로나로 아버지 생일 약식으로 기념한 김정은, 할아버지 생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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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학교 개학 또 늦추고 마스크 없인 대중교통 탑승 금지

신종 코로나 확산에 지난달 김정일 생일 최소한으로 치러

'사회적 거리 두기'로 태양절(김일성 생일) 행사도 차질 전망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며 이른바 '밀봉'에 나섰던 북한은 요즘 신종 코로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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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북한은 태양절)을 맞아 김일성화(化) 축전장을 찾아 꽃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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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을 했다. 이달 초엔 평양 주재 외교관들의 격리를 해제하는 등 나름 ‘코로나 청정국’임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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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107주년 생일을 맞아 그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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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식당 이용을 삼가도록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확대하고 나섰다. 통일부는 지난 19일 ‘참고자료’를 통해 북한이 전국 학생들의 새 학기 개학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매년 4월 1일 새 학기를 시작하는데 지난달 겨울방학을 연장한 데 이어 개학을 늦췄다는 것이다. 다만, 통일부는 구체적인 개학 일정은 파악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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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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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학생들이 새학기 개학을 연기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다음달 15일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연중 행사중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다음달 11일부터 평양에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이 열린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축소 또는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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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부분은 다음 달 예정된 김일성 주석의 생일(북한은 태양절, 4월 15일) 기념행사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을 전후해 영화상영 주간, 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 만경대상 무도회,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미술전람회 등 국가 차원의 행사를 김 주석 생일을 전후해 열어 한 달 내내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태양절을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주장하며 그동안 다양한 행사를 통해 축하 분위기를 띄워 왔다”며 “그러나 신종 코로나로 인해 지난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을 약식으로 진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태양절 행사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의 생일날 18명의 당 고위 간부들만 대동한 채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것으로 행사를 갈음했다. 참배 때 동행하는 인물을 평상시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고, 통상 진행했던 중앙보고대회(기념식)와 경축 야회, 음악회 등 일체의 행사를 취소했다.

특히 북한 최고지도자의 국제적 위상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 고위 인사와 예술단을 초청해 평양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32차 축전)은 취소 또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현재 북한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와 축전 홈페이지는 다음 달 11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축전이 열릴 예정이라고 여전히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3월 하순 관련 예고 기사를 내보냈던 북한 매체들은 20일까지 조용하다. 격년제로 진행하는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이 해외 인사를 초청했다는 징후도 없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은 1월부터 국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전원 격리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해외에서 축하사절단을 초청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올해는 노동당 창건 75주년으로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ㆍ10주년인 해)”이라며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해외에서 최소 인원을 초청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 행사를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기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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