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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호텔업 희비 엇갈린 건설사들… 코로나發 삼중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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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에 뛰어든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호텔 경영 성적이 악화했고, 대림산업은 사정이 다소 나아진 상황. 그러나 한·중, 한·일 관계 악화 등에 따른 해외 관광객 감소가 회복되기도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건설의 종속기업인 대우송도(쉐라톤)호텔(주)은 전년(58억6200만원) 대비 258% 증가한 210억3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정비용이 누적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면서 "현재 비핵심자산 정리의 일환으로 호텔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부터 이 호텔을 팔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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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쉐라톤호텔 전경. /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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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종속기업인 호텔에이치디씨(호텔HDC)도 지난해 순이익이 줄었다. 호텔HDC는 파크하얏트호텔을 운영한다. 이달 초 이 회사가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호텔에이치디씨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순이익은 전년(9억1300만원)보다 38.7% 감소한 5억6000만원에 그쳤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 580억원을 투입해 한솔개발로부터 오크밸리리조트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호텔사업을 정리하려는 대우건설과는 정 반대 입장인 셈이다.

HDC리조트로 이름을 바꾼 오크밸리리조트는 2018년 8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적자 기업이다. HDC 관계자는 "손실은 주로 이자비용과 유형자산손상차손 등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큰 돈을 들인 HDC그룹이 당장 부채를 갚고 이자비용을 줄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부영그룹도 호텔, 리조트 사업 성적이 부진하다. 2018년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순손실은 52억5068만원으로, 전년(12억6416만원)보다 약 315% 늘었다. 오투리조트의 순손실도 전년 대비 41.9% 늘어난 59억9870만원에 달했다. 아직 2019년 경영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대림산업은 비교적 선방했다. 대림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작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9% 늘어난 72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7% 늘어난 50억원을 기록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메종글래드제주호텔, 항공우주호텔, 글래드호텔 여의도, 글래드라이브,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HIEX을지호텔)을 소유·운영했다. 성적이 부진했던 서울 중구 소재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HIEX을지호텔)의 영업은 작년 6월 20일부로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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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드호텔 마포. /대림산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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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호텔업종에 주목한 것은 과거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관광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호텔·리조트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했고, 회사의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가뜩이나 재건축 규제 등으로 부진했던 국내 수주와 저유가로 이어진 해외 수주 부진이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삼중고에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 19는 호텔·리조트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실적 부진 위기가 커진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이번 사태가 사드 사태 이후 악화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어려운 상황에서 내국인 숙박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실적이 개선됐다"면서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호텔업종이 대책을 찾는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돼 업계가 활로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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