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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삼성전자, 지금 살까요?"…2년전 비트코인 광풍이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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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지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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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급락중인 코스피가 8.39% 하락한 1,457.65p로 마감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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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삼성전자)' 쎄게 물렸네요. 지금이라도 손 털고 나와야 할까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반등을 노리고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늘었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 회복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커졌고, '대박'을 노렸던 이들은 "물렸다"며 손실을 호소하고 있다.


2년 전 비트코인 "가즈아"로 쓴 맛 본 개인 투자자들…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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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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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수 열풍이 2년 전 암호화폐(비트코인) 열풍과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2017년 말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도 투자 열풍이 불었다. 당시 암호화폐 시장엔 20대 대학생부터 40대 주부, 60대 은퇴자까지 '한 탕'을 노리며 뛰어들었고, 머지않아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결국 과열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큰 손실을 입었다. 투자 경험·지식이 전무했던 초보 투자자들일 수록 충격은 더 컸다. 투자에 실패한 이들 중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대학 커뮤니티'부터 '맘카페'까지…"'삼전' 사라는데 어떻게 사나요?"

최근의 '삼전 투자' 열풍의 배경은 2018년 암호화폐 열풍과는 다르지만, 투자 경험과 지식이 없는 이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방'을 노리며 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양상이 비슷하다.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지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살 때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다.

주식 투자 경험이 전무한 주부 허 모씨(50대. 여)는 최근 지인 모임 어딜가나 "삼전 주식으로 돈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삼전은 언젠가는 오를 것이고, 지금이 최저가'라며 열을 올리는데, 나도 혹하더라"며 "그 모임에서 곧바로 주식계좌를 열어 매입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젊은층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주식게시판엔 이달 들어 "살면서 주식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하락장을 보니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삼성전자를 사고 싶은데, 주식 거래 어떻게 하나요, 앱 깔면 되나요?"라고 묻는 글들이 여럿 게시됐다.


"피눈물 흘리는 개미들…당장 쓸 돈 당겨 하는 투자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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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C 인사이드 실전투자갤러리 게시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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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3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증권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처음으로 주식 거래에 뛰어든 이들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0만개를 돌파했다.

문제는 신규 개미군단들이 벌써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20일 종가는 4만5400원으로 불과 2주 전인 6일 대비 1만1100원(19.64 %) 떨어졌다. 기초체력이 타난하고 코스피 대장주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회복탄력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문제는 빚까지 낸 일부 초보 투자자들이 큰 폭의 단기 손실에 당황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부 허씨는 "최근 주식을 산 한 지인은 산 가격보다도 크게 떨어지는 걸 보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주식투자 커뮤니티 등에도 "삼전 샀는데 물린 것 같다, 원래 이 때쯤 반등 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손실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전칠 경제평론가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개인 매도와 더불어 외국인 물량까지도 받아내는 개인 투자자들이 어마어마하다. 맹목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주식을 살 개인 투자자는 빚을 내서 들어가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당장 6개월 후 올려줘야 할 전세금, 아이 교육으로 석 달 뒤에 쓸 돈을 투자하는 건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임지우 인턴기자 jiu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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