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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를”… 靑 국민청원 1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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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답변기준 5배 넘어… 계속 급증

텔레그램에서 비밀리에 운영돼온 여성 성 착취물 제작·유통 단체대화방인 일명 ‘n번방’과 그 아류 격인 ‘박사방’의 충격적 실태가 드러나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대화방 운영진뿐만 아니라 가입자들의 신상까지 공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올라온 n번방·박사방 운영자들의 신상공개와 이들을 포토라인에 세울 것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16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세계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참여인원 100만명을 넘겼다.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보면 오전 6시 현재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100만명을 넘겼다. 지난 20일 올라온 이 청원은 이틀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다섯 배가 넘는 참여인원을 기록한 것이다. 참여인원은 지금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청원인은 “n번방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일부의 용의자가 검거돼 다행”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범죄는 반드시 재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해당 대화방에 가입한 구매자 26만명이 아무 처벌도 받지 않기 때문”이라며 “관리자와 (아동·청소년 대상 성 착취물) 공급자만 백날 처벌해 봤자 소용 없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미국은 아동 포르노물을 소지하기만 해도 처벌받는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지 묻고 싶다”며 “아동을 강간하고 살인 미수에 이르러도 고작 12년, 중형이래 봐야 3년, 5년이 고작인 나라”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원인은 “과연 대한민국은 아동 성범죄를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나라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는 “텔레그램 방에 있었던 가입자 전원이 성범죄자”라면서 “어린 여자아이들을 상대로 한 잔혹한 성범죄의 현장을 보며 방관은 것은 물론이고 그런 범죄 컨텐츠를 보며 흥분하고, 동조하고, 나도 범죄를 저지르고 싶다며 설레어 한 역겨운 가입자 모두가 잠재적 성범죄자가 아닌, 그냥 성범죄자”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하지만 그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며 “제 딸을 포함한 이 땅의 여자아이들은 n번방 가입자들과 섞여서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금까지 엽기적이고 변태적이며 잔혹하기 짝이 없는 성범죄 영상을 보며 동조하고 이입하고 동일한 범죄를 꿈꾸던 변태들이 누군지 모른채 주변에 널려있다”며 “소름이 끼치지만 우리에겐 방법이 없으니, 처벌하지 않을 거라면 그들의 신상이라도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나라가 아이들을 아동 성범죄자들로부터 지켜주지 않을 거라면 알아서 피할 수라도 있게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낱낱히 공개해 달라”면서 이름·나이·직장·얼굴 공개를 촉구했다.

세계일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대상 성 착취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모씨가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경찰 호송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8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 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같은 시각 162만여명이 참여해 역대 청원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참여인원을 기록 중이다. 이 청원 역시 참여인원이 빠르게 늘고 있어 조만간 1위(자유한국당 해산 청원·183만명)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청원글 작성자는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악마’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 대상 성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은 n번방을 시작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박사방은 지난해 9월 등장했다. 경찰은 수십 차례의 압수수색과 폐쇄회로(CC)TV 분석, 국제공조 수사, 가상화폐 추적 등을 통해 20대 남성 조모씨를 박사방 운영자로 특정하고 그를 체포했다. 조씨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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