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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사실상 양적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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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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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시행하면서 사실상의 양적완화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시장 안정화 목적에서 일회성으로 매입한 것이며, 한은의 공개적인 선언도 없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하는 양적완화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0일 오후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조5000억원(액면가 기준) 규모의 국고채 매입을 실시했다. 대상 증권은 만기 3년·5년·10년의 국고채권 5종으로 한은이 국고채를 직접 매입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그에 앞서 한은은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1월에도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1조원을 매입한 바 있다.


11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해 재원 조달을 위해 정부의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 시중 자금이 몰려 이미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구축 효과'가 예상되자 국채 매입을 선제적으로 늘린 것이다.


이번 단순매입이 이전과 다른 점은 한은이 '시장안정화'라는 목적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한은은 과거에도 단순매입을 했지만 이는 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거래에서 필요한 채권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은은 최근 국채시장 불안정이 고조되자 "국채금리 급등 등 채권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시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 목적에서 일회성으로 매입한 것이라 일정 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채권을 매입하는 외국의 양적완화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은은 최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한 RP 매입도 실시했다. 앞서 한은은 이달 중 비은행권을 대상으로 RP 매입 테스트를 해 필요할 때 유동성 공급이 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힌 바 있다.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차원에서 시중은행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RP 거래를 하지만, 비은행권이 RP 거래 상대에 포함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시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 시기 이후 증권사를 상대로 한 RP 매입 거래가 중단됐던 점을 고려해 운영 점검 차원에서 거래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은이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줄이거나 중도 환매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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