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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유가전쟁에 美 40년만의 감산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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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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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유가전쟁으로 20달러선까지 무너진 국제유가가 반등할 수 있을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과 감산을 논의했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감산 합의 실패로 유가까지 곤두박질 치는 상황에서 OPEC이 텍사스 주에너지 규제당국과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과 감산 논의를 하는 전례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20일 모하메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라이언 시튼 텍사스철도위원회(TRC) 위원과 감산 논의를 가졌다. 1891년 설립된 텍사스철도위원회는 이름과 달리 텍사스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을 규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시튼 위원장은 “우리는 협상 카드 중 하나로 감산을 제안할 수 있다”면서도 “결정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할 것이다. 내가 제안하는 건 대통령이 협상을 원하면 텍사스가 협상테이블에 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셰일오일 감산에 합의할 경우 이는 40여년만에 첫 감산이 된다. 바킨도 사무총장이 미 셰일업체들을 만난 것도 2014년 유가 폭락 이후 6년만의 일이다.

앞서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해 TRC가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부 텍사스산중질유(WTI)가 지난 1월 이래 절반 넘게 폭락하며 23달러선까지 주저앉자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TRC에 대책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산유국들간의 유가전쟁은 지난 8일 시작됐다. 앞서 OPEC과 러시아 등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감산 논의에 돌입했지만, 러시아가 끝내 거절하면서다. 러시아는 그동안 OPEC을 비롯한 산유국들이 감산할 때마다 그 빈자리를 미국 셰일오일 업계가 채우는 것에 불만을 가졌다. 이 참에 셰일업체들을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사우디는 러시아에게 압력을 넣기 위해 결국 지난 8일 오일전쟁을 선포하고 증산 및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생산시설도 아예 증설하겠다고 압박했다. 러시아도 증산하겠다고 맞서자, 이번엔 OPEC의 아람에미리트(UAE)도 증산에 동참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현재 WTI는 23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일 미국산 원유 7700만배럴을 매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에 개입해 중재하겠다고 밝혔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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