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제74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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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진해 해군기지가 지난 21일 외곽 경계 철조망이 훼손됐다는 상황보고로 발칵 뒤집어졌다. 최근 민간인의 잇딴 부대 무단침입으로 군의 경계태세가 논란이 되고 있는 터다. 말 그대로 ‘개구멍’으로 확인돼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부대는 화들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영내 순찰을 돌던 제8전투훈련전단 당직사관은 오전 11시 25분께 해군사관학교 외곽 울타리 하단에서 가로 40㎝, 세로 15㎝ 크기의 절단된 부분을 확인했다. 평소에는 수풀에 가려 보이지 않던 곳이다. 최근 하달된 경계작전태세 확립 관련 국방부 장관 지휘서신과 합참의장 작전지침에 따라 꼼꼼히 확인한 결과다.

올해들어 세 번째 경계실패 사례가 드러나자 지난 1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휘서신 10호를 통해 “직접 경계작전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 보면서 보완요소를 찾고 경계력 보강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지난 19일 박한기 합참의장 역시 모든 부대를 대상으로 경계태세에 대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시 검열을 지시한바 있다.

해당 당직사관은 구멍이 작고 오래돼 보여 자연 훼손으로 판단, 부대 작전참모에게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러나 작전참모는 최근 강화된 군 기강 및 경계작전태세 확립 기조에 따라 다시 현장을 확인하고 이를 해당 지역 관할인 해군사관학교에 통보했다. 이를 접수한 해군사관학교는 기지경계작전 수행 부대인 진해해군기지사령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자체 초동조치 부대를 출동시켰다.

상황을 전파받은 진해해군기지사령부 역시 오후 2시 3분께 초동조치 부대를 투입하고 2시 14분 초기대응반을 소집했다. 이 부대는 지난 1월 70대 노인이 부대에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와 1시간 30분가량 배회한 사건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울타리가 훼손된 곳은 민가와 붙어 있는 지역이다. 해군 관계자는 “군인들이 잇따라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자 이를 의아하게 본 주민 중 한 사람이 작년에 자신이 키우던 개가 울타리 밑으로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해 자신이 이를 잘라 꺼냈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부대에 이를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했지만 군사시설인 부대 철조망을 자의로 훼손한 것이다. 해군은 해당 주민의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상황 조치를 종료했다.

해군 관계자는 “군사시설 훼손과 무단침입 등의 행위는 법과 절차에 따라 강력히 대응한다는게 군 당국의 방침”이라면서 “부대 울타리 훼손 행위 등이 범법 행위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교육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