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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김여정 "트럼프, 김정은에 친서…코로나 방역 협조 의향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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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 정상간 친분으로 기대해선 안돼…공정성 보장 없이는 악화일로"
3일 청와대 비난 담화 이후 김여정 명의 2번째 담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북 관계를 두 정상간 개인적 친분에 따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018년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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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에게 보내온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친서를 받은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여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북미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했다"면서 우한 코로나 방역에서 북측과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최근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해 자기 생각을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연계해 나가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했다.

김여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친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특별하고도 굳건한 친분을 잘 보여주는 실례"라면서 김정은도 친분 관계를 확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여정은 미북관계를 두 정상간 개인적 친분에 따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로 줄달음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두 나라 사이에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돼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두 나라의 관계가 수뇌들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좋아질 날을 소원하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북한의 우한 코로나 대응을 돕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할 의사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우한 코로나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만큼, 우한 코로나 방역을 계기로 대화를 다시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김여정이 담화에서 "정상간 친분이 양국 관계를 얼마만큼이나 견인할지 낙관하는 것도 좋지 못한 일"이라고 밝힌 것처럼,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1년여간 교착 상태였던 미북관계가 당장 진전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여정 명의 담화는 지난 3일 북한 화력전투훈련을 자위적 차원이라고 주장하며 이 훈련에 우려를 표명한 청와대를 비난하는 입장을 밝힌 이후 2번째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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