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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코로나19 사망자 4800명 이탈리아, 기업 운영도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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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탈리아 토리노 주민들이 21일(현지시간) 대형 마트 입구에서 쇼핑카트를 잡은 채 줄지어 서서 들어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토리노|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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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지 딱 한 달만에 나라 전체가 멈춰섰다. 이탈리아 정부가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전부문 사업체의 운영을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고 ANSA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건당국은 이날 하루에만 800명 가까이 숨졌다고 밝혔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가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일부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을 다음달 3일까지 2주 동안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이 기간 동안 슈퍼마켓, 약국, 우편과 은행, 교통 등 필수 공공서비스만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은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대한 위기”라면서 “나라의 생산 엔진을 늦출 뿐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루에만 800명 가까이 코로나19로 숨지고, 약 650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긴급조치다. 누적 확진자는 5만3000명, 사망자는 48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처음으로 감염자가 나온 북부 롬바르디아주 상황은 심각하다. 인구 12만명의 소도시 베르가모는 5000여명이 감염되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병원 영안실도 모자라 성당까지 관이 들어찼다. 화장장을 하루종일 가동해도 넘쳐나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군용차량이 다른 지역으로 관을 옮기는 장면도 자주 보인다. 북부에 비해 의료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남부로 감염이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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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인근 세리나의 한 성당에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뒤 공간이 부족해 영안실에 안치되지 못한 이들의 시신을 실은 관이 줄지어 모여 있다. 세리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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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시작된 봉쇄령이 장기화되면서 이탈리아발 경제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탈리아는 세계 8위, 유로존 3위의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30%를 넘어서 유럽에서는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은행 자산의 약 4분의 1이 국채라서 정부 재정이 악화되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특히 GDP의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코로나19로 멈춰서면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0.6%로 전망했다. 또 공공부채는 연말까지 GDP 대비 137%, 재정적자는 GDP의 2.6%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 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프랑스와 스페인, 벨기에 등으로 경제위기가 번질 가능성은 그만큼 더욱 높아졌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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