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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트럼프, 1월부터 정보당국이 코로나19 경고했지만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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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백악관 당국자 인용해 보도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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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이 지난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위험에 대해 경고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해 적절한 조처를 못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정보 당국과 백악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정보 당국은 중국과 다른 국가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추적하면서 중국 관리들이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경고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행정부 당국자는 물론 의원들에게도 배포했다. 이와 관련된 정보기관들의 경고는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 점차 증가했다. 국가정보국(DNI)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일일 보고서와 요약본에 포함된 다수의 정보 보고도 코로나19에 관한 것이었다고 이를 읽은 관리들이 WP에 전했다.

1월 27일 백악관의 한 보좌관은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회의 때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악영향을 미치고 미국인의 생활을 수개월 지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멀베이니 대행은 더 많은 정기 회의를 소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브리핑 때 미국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됐다고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무시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또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19 문제로 통화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자 장관에게 전자담배가 언제 시장에 다시 나올 것인지만 물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2월 초 백악관 참모진은 감염률을 확인할 충분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대량 확산은 없다고 거듭 장담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코로나19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정보 기관의 보고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에게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중국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단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을 때 좀 더 강력한 대응을 권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월 한 회의에서 미국이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중국이 미국에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주지 않으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관리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통계 모델을 본 뒤 결국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바꿨지만 이미 미국에 대규모 발병을 가리키는 조짐이 도처에 널려 있던 시점이었다고 WP는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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