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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주말에도 사람이 없어요"…개점휴업 車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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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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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생산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위축 되면서 판매현장은 사실상 마비상태에 들어갔다. 딜러들은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현 상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으로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수입차 전시장 딜러 A씨는 지난 주말(15일) 매장을 찾은 손님이 단 3팀(5명)이 전부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이 정도 내방객 수는 평상시 평일과 비교해도 3분의 1에 불과하고 그나마 차는 팔지도 못했다"며 "주말이 이러니 평일은 말을 꺼내기도 민망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는 각 판매현장의 풍경도 바꿔 놨다. 대부분 매장과 차량은 정기적인 소독이 이뤄지고 있고, 딜러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들을 받고 있다. 방문 고객들에게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은 대구·경북 지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경북에서 국산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 B씨는 "전시장 바로 인근에 이번 사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천지 교회가 있다"며 "교회 주변 거리에 아예 사람이 몇 일간 실종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다수의 딜러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딜러의 수입은 대부분 '기본급'과 '인센티브'의 구조로 운영된다. 월 100만 원가량의 기본급을 받고 이후 1대 판매당 인센티브를 받는 형식이다. 업체별로 비율은 다르지만 1대를 팔면 차량가격의 1%, 2대는 1.2%, 3대는 1.4%를 추가로 받는 식이다.


김송병 대경대학교 자동차딜러학과 교수는 "딜러의 경우 기본급이 많은 곳은 200만원까지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150만 원 이하이거나 없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만약 한대도 팔지 못해 '빽차'(한 달에 한 대도 팔지 못하는 것)를 타게 되면 기본급 100만원으로 한달을 살아야 한다. 여기에 올 1분기(1~3월) 실적 마감을 앞두고 있어 마음이 더 급하다.


A싸는 "이번 달에 빽차 타는 딜러가 아마 수도 없이 나올 것"이라며 "이 일을 10년 넘게 했는데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B씨는 "얼마나 깎이는지 말하기도 쉽지 않다. 그냥 대부분 대폭 삭감된 것으로 알아 달라"며 "코로나19가 더욱 거세진 3월 실적이 2월보다 더 처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쉽게 진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이 없으면 판매생태계 자체가 붕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신차를 판매하는 매장도 우려스러운 상황이지만 특히 중고차 판매시장의 경우 전멸에 가까운 분위기"라며 "여려 여건상 올해 내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고, 길게 가면 내년까지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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