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3 (월)

한국은 외국인의 'ATM 국가?'…이달 들어서만 10.5조 매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이 다시 글로벌 투자가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떠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서둘러 한국 주식을 팔아치워 달러를 비축한 것과 것과 판박이다.

오히려 과거보다 단기간 투매규모가 더 커졌다. 기존 한국 증시의 장점과 함께 저금리 기조에 풍부해진 시중 자금이 외국인 매물을 모두 받아준 탓이다.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맞교환)나 안정기금투입 등의 조치에도 당분간 외국인 매도공세와 달러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524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3조2250억원)를 이미 큰 폭으로 웃돌았다. 코스피시장에서만 10조6793억원어치를 팔았고, 코스닥시장에선 155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 9일에는 단 하룻동안 우리나라 증시에서 1조4510억원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신흥국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한국에서 유난히 거세다.

국제금융센터의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20일부터 지난 18일까지 4주간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102억4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주요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는 대만에 이어 2위 수준이다.

해당 기간 동안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100억달러가 넘게 빠져나간 곳은 대만과 한국 뿐이다. 인도와 태국에서 각각 73억3000만달러, 20억5000만달러가 순유출됐으며, 인도네시아(6억2000만달러)와 필리핀(3억5000만달러), 베트남(2억5000만달러)에서는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위기 때마다 외국인의 ATM기 역할을 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이 유난히 나쁘기 보다는 현금화 여건이 좋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증시 유동성과 개방도가 높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고 팔기도 쉽다. 환금성이 좋다는 의미다. 당분간 외국인의 투매와 달러 강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경제침체로 기업들이 달러 비축에 나섰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에 투자한 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우고 있어서다.

한국과 미국이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전격 체결하고, 채권·증시안정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안전판의 역할일 뿐 추세를 돌려놓기는 힘든 상황이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볼 때 코로나19 는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있고, 그 속에서 경기 침체와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의 진정 여부 확인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미국 내 부실 자산 신용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안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단기적으로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며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지난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에도 단기적으로 그 효과는 며칠에 그쳤으며,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달러·원 환율은 다시 전 고점을 돌파하며 상승(원화값 하락)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수출국으로서 원화 약세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금융센터 이민섭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는 신흥국 수출에 유리한 요인이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수요 위축이 결합된 만큼 수출 촉진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일고 지적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