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팩트체크' 형식 비판문 재반박
주주총회 닷새 앞두고 여론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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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가 달린 한진칼(180640) 주주총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전에 밀리지 않기 위해 갑론을박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구성한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지난 20일 ‘팩트체크’의 형식으로 3자 연합을 비판한 것에 대해 “가짜뉴스 수준의 사실 왜곡”이라며 22일 재반박에 나섰다.
◇2014년 이후 대한항공·한진칼 경영실패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영업이익이 매년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어 경영실패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규모 순손실이 났음에도 영업이익이 소폭 발생하였으므로 경영실패가 아니라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이고, 합리적인 경영진이라면 도저히 내세울 수 없는 주장”이라며 “항공산업에서 영업적자마저 난다면 그 기업은 이미 경영의 적신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한진그룹의 논리는 낙제하고서도 퇴학을 당하지 않았으니 성공이라고 강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미증유의 위기”라며 “호황기에도 적자를 내었던 조원태 등 현 경영진에게 최악의 위기상황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의 핸들을 건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영구채 상환 고려하면 대한항공 부채비율 과도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회계기준상의 부채비율이 2019년 3분기 기준 1600% 아닌 862%이며, 아시아나항공의 909%보다 낮다는 것과 관련 “경영위기로 회사를 매각한 아시아나 항공의 909% 보다 부채비율이 소폭 낮다고 기뻐하는 한진그룹의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회사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대한항공을 빚더미에 올려놓은 조원태 이사 후보 등 현 경영진”이라고 지적했다.
영구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회계상의 부채비율은 회계 목적이지만, 영구채라는 것은 마치 집을 세놓을 때의 임대보증금처럼 언젠가는 돌려주거나 갚아야 하는 회사의 부담이라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며 “모든 기업이 영구채의 상환계획을 고려해 재무계획을 짜고 있다. 재무의 기본마저 왜곡하는 한진그룹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정상화 위해 세계 항공사 사례 참고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은 3자 연합이 JAL 사례를 언급한 것을 가혹한 구조조정의 전조로 오도하고 있다”며 “JAL은 비교적 우리나라와 문화와 환경이 비슷한 일본의 사례를 언급한 것일 뿐,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이 위기를 넘겼던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참고해 한진칼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경영인으로 이루어진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이 위기극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3자 연합은 “총체적 경영실패의 책임자인 조원태 등 현 경영진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책임감과 투명성을 겸비한 전문경영인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이사회가 조원태, 하은용 등을 제외한 한진칼 현 임직원들과 함께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책임추궁과 가혹한 구조조정은 현재의 위기를 일으킨 당사자인 조원태 사내이사 후보와 하은용 사내이사 후보에게 요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KCGI, 한진칼에 장기투자
한진그룹이 KCGI에 대해 “단기투자 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KCGI의 투자금 중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의 장기펀드”라며 “KCGI가 단기투자자라면 이미 단기차익을 시현하고 떠났을 것이고,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진그룹의 투명경영·주주가치 제고 지향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반도건설의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 등을 예로 들며 “3자 연합이 투명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각각의 기업에 적합한 최상의 지배구조는 해당 기업의 성장단계, 상황, 소유관계에에 따라 달라진다”는 논리로 맞섰다.
3자 연합은 “창업주 또는 경영주의 지분율이 절대적인 기업에서는 주주로서의 영향력이 높은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하지만 상호출자제한집단인 국내 10위권의 그룹이면서 조원태 주주가 불과 6.52%를 소유한 한진그룹과 같은 지배구조에서는 당연히 다른 주주의 견제와 투명경영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20대 항공사도 대부분 투자자가 선임한 전문경영인 체제이며, 국가나 왕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동계 항공사들 이외에는 6.5% 주주 한 명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건설,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공시
3자 연합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 만남을 두고 진실게임 공방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권 회장의 일부 대답만을 악의적으로 발췌해 공개하고, 조원태 대표의 불리한 발언은 숨기는 언론플레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3자 연합은 “오히려 한진그룹이 조원태 대표의 우호지분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자에게 모종의 대가를 제안해 한진그룹의 기업 가치를 훼손했을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한진그룹의 현 경영진이 조원태 후보를 위해 배임적인 불법 행위를 해왔기에 남에게도 그러한 잣대를 씌우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항공기 리베이트 관행 근절
3자 연합은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와 관련한 명확한 해명요구에 한진그룹이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자 연합은 “프랑스 법원은 대한항공 고위임원이 리베이트를 3자를 통해 직접 받거나 연관 있는 학교재단으로 전달한 사실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이 이번 불법 리베이트의 뇌물 제공의 혐의자인 에어버스에게 뇌물수수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에 여러 차례 다른 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다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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