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비례연합 참여' 계파 갈등, 당직자들에 불똥
평화·대안신당 출신 당직자들 SNS 단체방서 쫓겨나
바른미래당계, 문자 발송 통합시스템 다 막아버려
비례연합정당 불참 공식화하며 '랜선 내전'도 일단락
갈등 불씨 여전…총선 끝나면 다시 갈라설 것 관측도
"공동대표 체제 갈등 불가피하다지만…방법 잘못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는 뒤로 일부 당직자들이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3.18.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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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민생당 내 호남계와 손학규계가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문제로 정면충돌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던 지난 18일, 무대 뒤편에서는 '랜선 내전'이 벌어졌다.
이날 민주평화당계 박주현 공동대표와 대안신당계 장정숙 원내대표는 손학규계인 바른미래당 출신의 김정화 공동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 진보 진영 비례연합정당 참여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였다.
민생당은 3인 공동대표 '합의' 체제이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김 공동대표만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당대표 직인, 이른바 '옥새'를 쥐고 있는 김 공동대표의 동의 없는 의사 결정은 사실상 효력이 없다.
김 공동대표는 이러한 자신의 권한을 적극 활용했다. 그는 오전에 열린 11차 최고위원회의 산회 선포 후 박 공동대표와 장 원내대표의 최고위 소집 요구가 이어졌으나 호응하지 않았다. 자신이 참석하지 않은 12·13차 최고위는 '간담회'라고 일축했고, 이 회의에서 의결된 안건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주현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는 뒤로 일부 당직자들이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3.18.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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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저녁 바른미래당계의 기습 공격이 이어졌다. 일정 공지를 위해 만든 SNS 단체방에서 민주평화·대안신당계 당직자들이 바른미래당계 방장에 의해 쫓겨났다. 그 시간 취재진에게는 "추가 일정으로 공지된 금일 19:00 개최 '제13차 최고위원회' 또한 자체 회의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
이와 함께 문자 발송 등에 사용하던 통합시스템을 막아버렸다.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가 별도의 일정 공지를 할 수 없도록 모든 통로를 차단해버린 것이다. 결국 민주평화당계는 합당 이전에 사용했던 문자 공지 시스템을 복구해야 했고, 바른미래당계가 '옥새'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막나간다고 성토했다.
신경전은 계속됐다. 민생당의 통합시스템을 점령한 바른미래당계 공보실은 김 공동대표의 일정만 공지했다. 그러자 민주평화당계와 대안신당계는 김 공동대표 일정만 빼고 공지하는 것으로 맞섰다.
냉전이 길지는 않았다. 바른미래당계의 버티기에 나머지 계파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 20일 오전 최고위에서 연출됐다. 비례연합정당 불참을 공식화한 것이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도 마무리됐다.
'랜선 내전'도 일단락되는 수순으로 흘러갔다. 지도부 간 해빙 무드가 조성되자 각 계파 공보 관계자들도 업무 정상화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전언이다. 앙금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민생당 김정화, 박주현 공동대표, 장정숙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20.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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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을 구성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분당과 탈당을 되풀이하면서 당직자들 간에도 계파가 나뉜다. 새옷을 입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당장 이번에도 '민주당 2중대' 등 원색적 비난이 오갔다. 손학규 전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박지원 의원 등 각 계파 핵심 중진이 막후에 있다는 점도 변수다.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놓고 또다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3개의 정당이 합쳐졌기 때문에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을 통해 어차피 총선 끝나면 또 갈라질 거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민생당 한 관계자는 "3인 공동대표 체제이기에 지도부 간 갈등은 발생할 수 있지만 당 실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 그 절차와 방법이 잘못됐다"고 씁쓸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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