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거래일 연속 9兆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
중국 경기 침체, 세계 경기 위축 등보다 韓증시서 유가의 영향 더 커
출처=케이프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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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2거래일 연속 외국인들의 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9조원 넘게 유출됐다. 이 같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유가 반등이 선제조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경기 침체 가능성,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포에 따른 세계 경기위축 가능성, 국제유가 급락 등의 요인이 주요국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요인은 전환된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최근 유가 급락은 외국인들의 순매도 강도를 높이는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위의 세 요인에 대한 업종별 민감도를 측정해 코로나19 발생이후, 확산이후로 구분해 수익률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발생 초기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직후(지난 1월20~31일) 주가하락은 세 가지 요인에 대한 민감도와 뚜렷한 관계를 갖지 않으며 통계적 유의성 또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클수록 수익률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으며, 중국요인의 영향력이 세계와 유가에 비해 소폭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팬데믹이 공표되고 유가하락이 나타난 시점 이후 주가하락(지난 2월19일~3월17일)은 세가지 요인 모두와 관계가 뚜렷해졌다.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 가장 유의미했다. 유가 민감도가 낮은 업종은 높은 업종에 비해 평균 5%포인트 이상 더 하락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졌다. 지난 5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총 9조1538억원을 순매도했다. 방 연구원은 "이 같은 매도세는 중국, 세계경기, 유가에 민감한 업종에서 나타났는데 이중에서도 유가가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종 시가총액 대비 누적 외국인 순매도는 유가요인 민감도 하위 20% 업종은 0.01%인 반면 상위 20% 업종은 0.69%로 나타났다. 방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세계 교역량 감소추세로 인해 증시에서 수량보다 가격의 영향력이 크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국제유가 역시 급락하면서 가격효과와 수량효과가 모두 역성장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은 세계 경기수축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공황상태에 빠진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주가지수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시점에서 외국인 매도를 되돌릴 수 있는 핵심요인은 유가의 반등"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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