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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증시 폭락에 ‘변액보험’ 직격탄…순자산 보름새 1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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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보다 펀드 비중 조정 바람직”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장을 이어가면서 변액보험 가입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이 보름새 10조원 가까이 증발하면서 변액보험 해지 관련 문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92조7849억원으로 지난 2월말 102조4629억원과 비교해 9조6780억원(9.4%)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하락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달 17일의 순자산 규모(105조4660억원)와 비교하면 한달새 12조6811억원(12%) 증발했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후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를 나눠 주는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달라진다. 금융시장 흐름에 영향을 받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액 중 약 40%는 국내 주식형·주식혼합형 투자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 폭락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코스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내 주식형·주식혼합형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지난달 17일 38조4427억원에서 이날 30조2881억원으로 8조1546억원(21.2%) 급감했다. 이 기간 코스피도 35% 가까이 급락한 만큼 불가피했다는 게 보험업계 설명이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동훈 기자)


코스피 단기 급락 여파로 변액보험 펀드(국내 주식형·주식혼합형)별 1년 수익률도 변변치 못한 상황이다. 순자산액 30억 이상인 246개 펀드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 상태고 98개 펀드가 -20~-35%의 손실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변액보험 해지와 관련된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변액보험 수익률에 대한 불만 민원과 해지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변액보험 중도 해지시 원금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변액보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액종신보험(보장성보험)과 변액연금보험(저축성보험) 대부분 최저보증기능이 탑재돼 있어 투자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보험계약을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률이 낮게 책정돼 원금손실이 큰 데다 최저보증도 적용되지 않는다. 변액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차감하고, 해지 시에는 해지공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지환급금이 원금 이상의 수익률을 나타내려면 10년 이상은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보험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은 장기성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펀드 비중 조절 등을 통해 수익률 관리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0년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이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때 중도해지하면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해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산별, 국가별로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구성해 위험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우량채권과 글로벌 우량기업주식 위주로 분산 투자를 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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