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입국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전도사는 선별진료소 방문 당시 자가격리를 안내받고도 이 미용실 등을 돌아다녔다. 연합뉴스

남미에서 입국한 신천지예수교 해외 전도사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보건당국이 지자체로 명단을 넘겨주지 않아 조치가 늦어지는 등 방역체계 허점이 드러났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콜롬비아에서 1년 이상 체류하며 포교활동을 하던 신천지 전도사 A(38)씨 등 일행 4명이 지난 19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절차를 마친 A씨는 이날 공항리무진 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광주 자택에 도착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없던 A씨는 신천지 권유에 따라 20일 오후 1시45분쯤 조선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았으며 이날 오후 6시쯤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과 지자체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신천지 신도를 자가격리하는 등 특별관리한다고 했지만 A씨가 확진판정을 받을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보건당국이 신천지로부터 넘겨받은 해외신도 명단을 지자체로 통보하지 않아 명단을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확진판정 후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파악한 광주시는 뒤늦게 A씨의 동선 파악에 나섰다.

신천지 위장교회로 확인된 대구시 달서구 한 상가 건물의 5층 사무실 출입문에 22일 폐쇄를 알리는 보건당국 행정처분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A씨는 검체 채취 후 선별진료소에서 “자택에서 2주간 격리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택시를 타고 편의점과 미용실에 들른 뒤 자택으로 돌아왔다.

확진판정을 받은 A씨는 이날 조선대병원 국가 지정 격리 병상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를 제외한 신도들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한편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신천지대구교회가 위장교회 교인 47명의 명단을 최근에서야 대구시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뒤늦게 제출한 것이다.

신천지 측은 이곳 교인들이 정식 교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명단을 밝히지 않아 그동안 방역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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