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3.6ℓ자연흡기 엔진에 매끄러운 주행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승기 | 캐딜락 7인승 SUV ‘XT6’

준대형엔 놀라운 8.3㎞/ℓ연비…소음도 거의 없고 기민함까지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캐딜락은 제너럴모터스(GM) 산하의 고급차 브랜드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로 이해하면 된다. 한국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어나면서 얼마 전 7인승 SUV XT6(사진)를 국내에 들여왔다. 볼보 XC90, 제네시스 GV80, BMW X5 같은 쟁쟁한 모델이 ‘혈투’를 벌이고 있는 준대형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까.

서울 강남~경기 가평군 일대 고속도로와 국도 100㎞가량을 오가며 XT6를 시승해봤다. 매끄러운 주행 질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엔진 덕분이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고 연비도 높이기 위해 너도나도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차저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터보엔진이 만능은 아니다. 일정 회전수에 도달해야 강한 파워가 나오는 데다 배기량이 큰 터보엔진은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출력이 쏟아질 때가 있다. 반면 터보가 붙지 않은 자연흡기엔진은 이런 단점이 없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출력이 부드럽고 단계적으로 터져나온다. 한꺼번에 불쑥불쑥 힘이 솟아 운전자를 당혹스럽게 하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4ℓ에 가까운 가솔린 자연흡기 대배기량 6기통 또는 8기통 엔진을 선호하는 이유다.

XT6에 장착되는 엔진이 그렇다. 3.6ℓ 자연흡기로,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38㎏·m가 나온다. 2.1t이 넘는 덩치를 쥐락펴락하는 파워뿐 아니라 회전 질감이 무척 매끄럽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만 출력이 생겨나니 오른발에 스트레스가 덜하고 운전이 한결 쉽다. 가솔린엔진은 대개 레드존이 6500rpm부터 시작되지만 XT6는 500rpm이 많은 7000부터 레드존에 들어간다. 그만큼 엔진을 고회전으로 돌리는 재미가 있다. 4500~5000rpm 부근에서 기어가 윗단으로 바뀌는 디젤엔진과는 격이 다르다. 최고출력도 6700rpm에서 나오는 덕분에 톱기어인 9단에서도 꾸준히 속도가 올라간다. 놀라운 건 연비다. 공인연비는 8.3㎞/ℓ인데, 고속도로와 국도를 저단기어로 제법 빨리 달려도 8.1㎞가 나왔다. ‘기름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달고 살던 미국차는 분명 아니다.

실내에서 엔진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소음도 마찬가지다. 디젤엔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풍절음도 잘 잡았다. 아주 고속으로도 달려봤지만 바람 소리 때문에 거슬리지는 않았다. 전장이 5m가 넘지만 차의 거동도 대형차답지 않게 기민하다. 강남의 편도 5차선 가장자리에서 순식간에 중앙선 옆 1차선으로 치고 들어간다. 고속 코너링 때의 차체 움직임도 별 부담이 없다. 조향을 좀 급하게 하면 차체가 시차를 두고 따라오는 느낌을 주는 대형 SUV들이 더러 있는데, XT6는 이런 부류와는 다르다.

서스펜션이 과거 미국 고급차와 많이 달라져 놀라웠다. 유럽산 수입차들이 조금 딱딱하다면 XT6는 좀 더 유연하지만 탄탄하다. 수입차지만 내비게이션이 칭찬받을 만하다. 그래픽이 한국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티맵’과 비슷해 길찾기에 큰 도움이 된다.

굳이 단점을 말하라면 조금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서스펜션에서 나는 소음이나 느낌이 조금은 거칠다. 3열 시트는 헤드룸은 충분하지만 2명밖에 탈 수 없는 점도 아쉬웠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