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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동제한 등 고립된 재외국민들, 귀국 희망 급증…외교부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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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증편 외교력 집중

안전 위협 땐 전세기 검토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으로 귀국을 원하는 재외국민이 급증해 외교부는 이들의 귀국 방안 마련에 초비상 상태다. 국경을 봉쇄한 나라들도 외국인의 출국을 막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재외국민들의 귀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항공편이 끊기고 체류지에서 이동제한을 받는 경우도 많아 사실상 고립상태 빠진 재외국민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데다 한국이 현재로서는 세계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는 인식도 재외국민들의 귀국 러시에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가 시급히 귀국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지역은 한국인들이 고립상태에 빠진 이탈리아, 필리핀, 페루, 에콰도르 등이다. 이들 국가는 외국인들이 출국할 수 있도록 국경차단에 예외를 허용했지만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발이 묶인 상태다. 외교부는 각국 공관을 통해 현지 항공사와 접촉하면서 항공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단 해당 국가가 한국행 여객기를 증편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직항로가 없을 경우 제3국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현지에서 자력으로 이용가능한 교통수단을 통해 귀국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본부와 현지 공관에서 조력을 제공한다”면서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경우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세금도 내지 않는 재외국민들을 위해 전세기를 동원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재외국민도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기 때문에 재외국민 보호는 정부의 의무에 해당한다. 다만, 전세기 투입은 세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마지막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항공사와 접촉해 귀국을 모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진전이 없자 결국 정부가 전세기 2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페루와 에콰도르 등에서 발이 묶인 국민들은 인근 국가 항공기를 전세기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필리핀 북부 루손섬이 봉쇄되면서 교민 1만여명이 귀국을 희망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필리핀행 여객기를 증편하고 기종도 대형으로 바꿔 투입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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